악몽이 끝나자 느닷없이 기묘하게 변해 버린 그림자,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다!카프카의 『변신』, 어둠의 세계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

어둠의 도시들:한 남자의 그림자

원제 L’Ombre d’un homme

브누아 페테르스 | 그림 프랑수아 스퀴텐 | 옮김 정재곤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10년 7월 19일 | ISBN 978-89-8371-574-6 [절판]

패키지 하드커버 · 변형판 222x297 · 96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알베르 샤미소는 모범적인 보험사 직원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비열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아내와 신혼을 보내고 있어야 할 시기에 그는 악몽에 사로잡혀 업무와 생활, 감정 상태, 아내와의 관계 등 모든 면에서 시련을 맞는다. 의사가 처방해준 특효약으로 악몽은 멈추지만 또 다른 난관이 찾아온다. 그의 그림자가 총천연색으로 변해 버린 것.
변해 버린 그림자는 그에게 재앙인가, 축복인가?

편집자 리뷰

‘어둠의 도시들’ 시리즈 최고의 인기작

건축과 도시 계획,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권력 갈등 등을 주로 파고드는 ‘어둠의 도시들’에서 『한 남자의 그림자』는 개인의 존재론과 예술가의 정체성 등 조금 다른 방향에서 어둠의 세계를 바라본 이야기다. 물론 명확한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기상천외한 사건이 벌어지고 명백한 결론 없이 어떤 징후를 간직한 채 끝난다는 점, 그리고 가상의 도시인 ‘블로스펠트슈타트’가 현실 세계와 많은 부분에서 겹쳐 보인다는 것은 다른 책들과 다를 바 없다.
『한 남자의 그림자』는 ‘어둠의 도시들’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작품이다. ‘어둠의 도시들’의 다른 책들은 다소 무겁고 어렵거나 전문적인 분야를 다루지만, 『한 남자의 그림자』는 평범한 한 남자의 인생이 갑자기 변모한다는, 보편성 있고 공감하기 쉬운 주제를 말하기 때문이다. 또한 책 속에서는 기괴한 변신으로 그려지지만 그림자에 색깔이 입혀지면서 분명 독특한 아름다움이 발산되고, 그것이 결국 연극이라는 예술로 승화되는 해피엔딩은 독자들에게는 밝고 매력적인 이야기로 비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충분히 독립적인 이야기지만,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슬쩍 연결해주는 연결 고리를 찾으면 읽는다면 더 즐거운 독서가 될 것이다. 알베르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는 인물들은 ‘기울어진 아이’에 등장하거나(바펜도르프 박사) 언급되었던(미셸 아르당) 인물들이며, 미나가 알베르와 함께 연습하는 연극은 바로 ‘어둠의 도시들’ 중 한 권인 『탑』이다.

카프카의 『변신』, 어둠의 세계에서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

『한 남자의 그림자』는 이미 20세기의 신화로 자리 잡은 카프카의 『변신』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변신』에서 보험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벌레로 변해 버린 후 경제적인 기능을 상실하자 가족에게 경멸당하며 짐스러운 존재로 전락한다. 『한 남자의 그림자』에서 보험 회사 직원 알베르 샤미소 역시 그림자가 컬러로 변한 후 회사 동료와 가족에게 기피 대상이 되고 그들에게 소외당한다.
그러나 부조리한 현실에서 벌레가 되는 것 외에는 출구를 찾지 못한 그레고르 잠자가 절대적인 소외 상태에서 결국 파국을 맞았다면, 알베르는 자신을 기피 대상으로 만든 ‘색깔 있는 그림자’ 덕분에 이익만을 좇는 비열한 계산의 세계에서 예술의 세계로 옮겨 간다. 무대 위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고 새로운 사랑도 얻는 이 새로운 ‘변신’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꿈꿀 만한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동화다.
컬러가 인쇄 상에서는 망점의 조합에 지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시 흑백으로 변한 알베르의 그림자가 점점 확대되면서, 선으로 채워진 만화의 검은 면이 되는 마지막 장면은 작가들의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다시 한 번 돋보이게 하는 결말이다.

배우 조재현의 추천사

평범한 한 남자가 생각지도 못하게 연극 배우로 새 삶을 찾는다는 것, ‘배우’가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어떤 면을 가진 존재라는 점 등 『한 남자의 그림자』는 실제로 배우들에게 매우 큰 공감을 불러올 만한 이야기다. 배우이자 연극 기획자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조재현이 『한 남자의 그림자』를 다음과 같은 글로 추천했다.

배우가 이렇게 찬란한 그림자를 가진 존재라니! 모든 배우들은 남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색깔 있는 그림자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배우를 비롯한 예술가의 남다른 운명, 그리고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겨진 꿈과 잠재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쉬울 만큼 아름답고, 무대 위로 옮겨보고 싶을 만큼 흥미로운 책이다.

작가 소개

브누아 페테르스

1956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철학을 전공했으며 두 권의 소설을 발표한 후 만화 시나리오, 소설, 에세이, 자서전, 그림책, 사진소설, 평론집과 이론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출간했다. 특히 ‘땡땡’ 시리즈의 작가 에르제에 대해 두 권의 책을 집필한 저자이기도 하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시나리오를 썼고, 스퀴텐 외에도 여러 미술가, 사진가, 영화인들과 공동 작업을 펼쳤다. 시인 폴 발레리, 영화감독 히치콕, 사진가 나다르, 건축가 빅토르 오르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 대한 글들을 발표했으며 여전히 다방면에서 활발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프랑수아 스퀴텐 그림

1956년 벨기에 브뤼셀의 건축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브뤼셀의 생뤽 미술학교에서 만화를 전공하고 판타지 장르의 만화들을 출간하면서 만화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브누아 페테르스와 함께 작업한 ‘어둠의 도시들’은 현실 세계와 평행한 또 다른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며 부모에게서 받은 건축적인 영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작품이다. 1983년 『사마리스의 벽』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그와 페테르스에게 수많은 상을 안겨 주었으며 십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만화 외의 작업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영화 「탁산드리아」, 「토토의 천국」, 「황금나침반」, 「미스터 노바디」 등의 미술을 담당했고, 오페라 등 공연을 위한 무대 디자인을 비롯해, 1992년 세비야 엑스포 룩셈부르크 관, 2000년 하노버 엑스포 유토피아 관, 2005년 아치 엑스포 벨기에 관의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공연, 전시 분야의 디자이너, 기획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또 브뤼셀의 지하철 역인 포르트 드 알(Porte de Hal) 역 설계와 파리 지하철 역 아르 제 메티에(Arts et Metiers) 역의 이노베이션을 담당하면서 건축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2002년 앙굴렘 세계 만화 축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정재곤 옮김

정재곤(鄭在坤)은 서울대 인문대학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 트의 소설에 대한 정신분석 비평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 가』, 『자유를 생각한다』, 『가족의 비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정신과 의사의 콩트』, 『앙리 카르티 에 브레송과의 대화』 등이, 지은 책으로 『나를 엿보다』가 있다. 프루스트 소설의 수사학적 면모를 파 헤치는 논문 「프루스트의 알려지지 않은 문채(文彩)」를 프랑스 문학 전문지 《리테라튀르》에 게재했 다. 이후 로렌 대학교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 정부 공인 심리 전문가 자격증(다문화심 리학)을 취득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