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문학의 행복한 만남
인류의 영원한 고전 『아라비안나이트』와 샤갈의 그림이 만났다!
샤갈의 황홀한 색채로 만나는 관능과 판타지의 향연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 판화상 수상작 수록
마르크 샤갈이 삽화를 그린 『샤갈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통해 고전을 읽는 재미와 20세기 거장의 그림을 보는 재미를 동시에 누려 보자. 천 년 이상 독자를 사로잡아 온 영원불멸의 『아라비안 나이트』는 셰에라자드가 샤리아르 왕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들려주는천 일의 밤 하고도 하룻밤 동안 이야기로, 근동의 모험과 탐험, 시적인 이야기와 관능적인 성애가 결합된 총 300여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고전이지만 주로 어린이 책으로 편역된 것이거나 10권 정도의 방대한 양이라 오히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고흐와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이자 시인, 몽상가, 꿈의 화가, 색채의 마술사라고 일컬어지는 샤갈의 그림을 통해 그 관능과 판타지의 진수를 더 친숙하게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더 뜻 깊은 것은 샤갈이 자신의 인생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네 편의 이야기를 특별히 골랐다는 점이다. 이 삽화를 의뢰받을 당시 샤갈은 스물두 살에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던 아내 벨라를 병으로 잃고 삶의 공백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는 『아라비안 나이트』 중 자신의 삶에 중대한 의미가 있는 네 가지 이야기, 연인 사이의 불가분의 연분과 유대, 사랑의 운명적 요소, 연인들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죽음의 의미를 담은 이야기를 선택했다.
이 책에는 샤갈의 컬러 석판화와 드로잉, 26점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다. 이전에는 주로 동판화 작업을 하던 샤갈이 미국에 망명해 있는 동안 처음으로 제작한 컬러 석판화 작품으로 20세기 초 현대미술의 가장 중요한 후원자이자 판화 출판업자로 피카소, 세잔 등을 비롯한 거장들에게 예술판화가 있도록 한 장본인이었던 앙브루아즈 볼라르(Ambroise Vollard)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것이다. 볼라르는 이국적이면서도 인간 보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에 유대계 러시아 출신으로 동서양의 감수성을 동시에 지닌 샤갈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샤갈 스스로도 “기발하며, 동양적이며 중국과 유럽 사이를 서성거리고 있다.”고 자신의 예술 세계를 설명한 바 있다. 생생한 색채와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판타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샤갈의 석판화는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판화상을 수상하면서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모든 인간 삶의 핵심을 차지하는 사랑과 죽음의 문제를 말과 색채라는 이중의 언어로 탐구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운명처럼 찾아오는 사랑, 그 욕망에 사로잡히면 “서 있을 힘조차” 앗아가 버리는 그 치명적 열정의 황홀함과 위험을 샤갈은 몽환적인 선과 색채로 그려 낸다.
-옮긴이의 글 중에서
샤갈은 매우 재능 있는 색채주의자이다. 그는 신비주의적이고 이교도적인 상상력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무언가를 위해 헌신한다. 그의 예술은 매우 감각적이다.
-기욤 아폴리네르
샤갈은 사랑의 화가다. 그의 그림 속에는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이 있어 설렘, 그리움, 열망, 질투, 상처와 한탄이라는 사랑의 모든 것들이 쉼 없이 쏟아져 나온다.
-이진숙(아트 디렉터, 『러시아 미술사』의 저자)
이 오래된 사랑 이야기가 21세기에 이토록 새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니! 청순하고 에로틱한 인물들에 가슴이 설렌다. 한 장면 한 장면 꿈속을 유영하는 듯한 샤갈의 그림은 부드럽고 섬세하며 색채는 한없이 투명하고 정감이 넘친다.
-신현림(시인, 사진작가)
옮긴이의 글
첫 번째 이야기 – 흑단마
두 번째 이야기 – 바다의 여인 줄나르와 아들 바드르 바심 왕
세 번째 이야기 – 어부 압둘라와 인어 압둘라
네 번째 이야기 – 카마르 알 자만과 보석상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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