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매혹과 반전의 명화 읽기
출판사: 세미콜론
발행일: 2009년 10월 28일
ISBN: 978-89-837-1980-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52x225 · 264쪽
가격: 14,500원
분야 예술일반
명화에 담긴 숨겨진 진실을 들추어 그림을 감상하는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서늘한 공포를 전해주었던 『무서운 그림』의 후속작이 발간되었다. 저자는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시대상, 역사적 사실, 문학 작품, 신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그림에 내재된 공포를 입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세부적으로 들어갈수록 더 흥미를 끄는 공포의 요소들은 그 자체로 매력적일 뿐 아니라 보다 깊이 있는 작품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이 책에서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주변 상황에 얽힌 일화들을 밝히는 것은 물론 화가의 개인사나 그림 자체의 수난기를 통해 예술 창작에 있어서의 잔인성 또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작품을 위해 예술가가 행하는 행위의 문제들이나 폭력적이고 위선적인 개작(改作)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하며 하나의 그림을 둘러싼 다양한 사연들을 전해준다.
그림 1 렘브란트의 툴프 박사의 해부학 실습그림 2 피카소의 우는 여자그림 3 루벤스의 파리스의 심판그림 4 에스헤르의 상대성그림 5 카레뇨 데 미란다의 카를로스 2세그림 6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그림 7 헌트의 샬럿의 아가씨그림 8 퐁텐블로파의 화가의 가브리엘 데스트레와 그 자매그림 9 뵈클린의 죽음의 섬그림 10 제라르의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그림 11 보티첼리의 목이 잘린 홀로페르네스의 발견그림 12 블레이크의 거대한 붉은 용과 태양을 입은 여인그림 13 카르파초의 성(聖) 게오르기우스와 용그림 14 밀레의 만종그림 15 들라로슈의 제인 그레이의 처형그림 16 호가스의 정신병원에서그림 17 브뢰겔의 베들레헴의 영아 학살그림 18 베로키오의 그리스도의 세례그림 19 비어즐리의 살로메그림 20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저자 후기옮긴이의 글 도판 목록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반전의 그림 읽기 제2탄!읽으면 읽을수록 그림의 표정이 달라진다
『무서운 그림 2』 드디어 발간지난 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무서운 그림』의 후속작이 발간되었다. 선정된 명화들은 전편에 비해 훨씬 다채롭고 그림에 담긴 공포는 더 풍성해졌다.
예사롭지 않은 눈빛의 남자, 아르놀피니는 축복 어린 결혼의 장소에서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뭐가 달라도 다른 화가 달리의 눈에 비친 밀레의 「만종」, 정말 경건한 저녁기도를 그린 그림일까? 샬럿의 아가씨가 머리칼이 공중에 솟구칠 정도로 첫눈에 반한 상대는 과연 그녀를 보아 주었을까?
렘브란트를 단번에 출세시킨 집단 초상화에 담긴 해부 쇼의 진실, 히틀러가 친히 집무실에 걸어둘 정도로 아낀 「죽음의 섬」에 얽힌 사연, 고운 자태를 뽐내는 제라르의 그림 속 목숨을 건 위험한 패션의 진상 등, 매혹적인 명화 20점에 담긴 서늘한 진실을 만나 보자.
반전의 명화 읽기2편에서도 저자의 설명을 따라 그림에 담긴 의외의 사실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는 그림이 그려질 당시의 시대상, 역사적 사실, 문학 작품, 신화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그림에 내재된 공포를 입체적으로 들추어낸다. 들라루슈의 「제인 그레이의 초상」을 얘기하며 귀족들을 위한 고귀한 사형 방법이었던 참수형이 단번에 목을 끊지 못할 때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호가스의 「정신병원에서」를 얘기하면서는 멀쩡한 사람을 광인으로 만들 수밖에 없는 당시 정신병원의 행태에 대해 말하고, 「샬럿의 아가씨」와 「살로메」에서는 그림과 그림의 소재가 된 문학 작품을 오가며 긴장감 있는 서술로 흥미를 고조시킨다.
화가의 개인사나 그림 자체의 수난기를 통해 예술 창작에 관한 잔인한 면에 대해 얘기하는 점도 흥미롭다. 피카소의 여성 편력에 대해 얘기하는 「우는 여자」에서는 예술 창작을 위해 예술가가 얼마나 이기적이 될 수 있는지를 지적하고, 피터 브뢰겔의 그림에서는 후대의 소장자가 저지른 개작(改作)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선적인지를 꼬집는 동시에 윗사람의 명령으로 대가의 그림에 손을 대며 재능의 차이를 실감했을 무명화가의 처지에 대해서도 살핀다.
매혹의 명화 읽기 저자가 말하는 공포는 모두가 공감하기엔 때론 과할 때도 있다. 하지만 “수수께끼로 가득한 그림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이야기가 품고 있는 풍요로운 아름다움과 무서움을 느꼈으면, 그리하여 그림을 더욱 더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대로, 저자의 관점들이 그림 구석구석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더 풍성하게 느끼게 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에서 분명 의미가 깊다. 예를 들어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너무도 유명한 작품이고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라 수없이 미술 관련 서적에서 언급해 왔지만 저자처럼 얼굴에 주목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이 책은 그림이라는 것이, 예술이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무섭게 때로는 절실하게 감정을 뒤흔드는 명화에 우리는 매혹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