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스즈키 선생님과 2학년 A반의 ‘스즈키 재판’, 시작!
글 다케토미 겐지 | 그림 다케토미 겐지 | 옮김 이연주
출판사: 세미콜론
발행일: 2015년 12월 31일
ISBN: 978-89-8371-759-7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판 145x210 · 162쪽
가격: 9,000원
이 선생님은 참 세다. 감추지 않는다. -네이버 ‘귤곰’ 님
읽는 것만으로도 인간을 이해하는 훈련이 되는 책. 나는 이후에도 작품 속 인물들이 많이 힘들어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힘들어하고 그 마음의 고통을 언어로 표현할수록 나에게는 더 좋은 훈련이 될 테니까. -네이버 ‘영진박’ 님
어른들이 나서서 바꿔야 할 학교의 모습이, 선생님들이 스즈키 선생님만 같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알라딘 ‘Jemma’ 님
교사는 매번 태풍 앞에 서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며, 그러한 과정은 매일매일 발생한다. 그것이 학교라는 현장에 선 교사의 숙명이다. 정작 학교 밖에서는, 학교 안에 어떤 태풍들이 오가는지도 모른다. 아니, 모르려 한다. 이 작품은 비록 일본의 교육 현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교육 주체 또는 교육 주체가 될,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읽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 -알라딘 ‘인간의 과도기’ 님
2015년 가을, 4년 만에 다시 한국 시장에 돌아와 만화 매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실제 교육 종사자들에게까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한 만화가 있다.
일본이라는 점만 빼면 우리의 학창 시절과 별다른 구석이 없는 한 중학교. 교사에게 연정을 품는 색색깔 머리색의 마법 소녀들도, 지구도 두 동강 낼 것 같은 ‘파동구’를 받아치는 테니스 선수도 없는 이 평범한 학교에서, 학생이 아닌 교사의 시점으로 조금 특별한 학원 만화가 시작된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흔한 성씨를 가진, 어디에라도 있을 법한 모습의 국어 교사 스즈키. 그는 마찬가지로 어디에라도 있을 보통의 중학교 2학년들을 가르치면서, 사소하다고 하면 사소하고 아니라고 하면 아닐 수많은 사건에 직면한다. 그 어떤 사건 앞에서도 올바른 해답을 찾고 전해 주기 위해 고뇌하는 스즈키 선생님의 이야기에는 지금까지 어디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교육 현장의 생생하고 치밀한 모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에서도 교사, 학생, 학부모가 실제로 봉착하고 있지만, 절대로 공적인 논의로는 꺼내 놓지 못하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 작품은 교육 현장을 다룬 만화가 학습 만화 아니면 낭만적 교훈 만화밖에 없는 우리 현실에 작지 않은 충격을 던져 줄 것이다. 동시에 이 작품은 대학 입시에만 치우쳐 교육의 범위가 좁아진데다 국정 교과서로 교육의 목표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왜곡된 한국 교육 현실과 관련해서,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줄 것이다.
잡지 데뷔 전부터 동인 서클 활동을 하며 만화 표현의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 왔던 일본의 만화가 다케토미 겐지. 『스즈키 선생님』은 소설에 가까운 ‘문예 만화’의 길을 추구하는 그의 단행본 데뷔작이자, 아오야마 가쿠인 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한 자신의 실제 교육 실습과 연극 활동 경험을 살려 그린 대표작이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6년간 일본의 주요 만화 출판사 후타바샤에서 청년 독자층을 겨냥해 펴낸 만화 잡지 《망가아쿠숀》에서 인기리에, 아니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연재되었던 문제작이자 화제작인 이 작품은 2011년 4월에는 TV 도쿄에서 드라마화되고, 2012년 전11권 완간 이후 2013년 영화화, 상영되면서 만화계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 전체에 큰 울림을 준 바 있다.
『스즈키 선생님』은 일찍이 국내에도 2011년 국내에 단행본 1권이 출간된 바 있으나, 이후 오랫동안 후속권 출간이 이루어지지 않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꾸준히 출간 요청이 있어 왔다. 이에 세미콜론에서는 높은 예술성과 사회적 주제 의식을 가진 『스즈키 선생님』(전11권) 시리즈의 완결 프로젝트를 재시동하게 되었다.
2015년 10월 출간된 1기(1∼4권)에 이어 2015년 12월 31일 출간된 2기분 5∼8권은 각권 내용에 주인공 스즈키 선생의 표정이 대응하는 일본어판 표지의 기본 디자인 컨셉트를 유지하고, 원저자의 세심한 고려가 반영된 디자인 요소들을 최대한 살린 표지를 사용하고 있다. 교육 현실에 대한 다케토미 겐지의 치열한 고민을 생생하게 맛볼 수 있게 한 배려이다.
또한 중학생의 성 문제에서부터 왕따 문제에 이르기까지 민감한 교육 현장의 이슈들과 정면으로 맞붙어 대결해 나가는 스즈키 선생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내기 위해 원문에 충실하게 가감 없이 번역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일본 교육 현장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더 나아가 우리 교육 현실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한국어판 편집과 인쇄에도 공을 들였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스즈키 선생님은 과연 누구인가? 그는 보통의 학원물에서 볼 수 있는 ‘제자를 감화시키는’ 타입의 열혈 교사도, 한때 조폭이었다는 과거를 가진 카리스마 교사도 아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2년 동안을 백수로 살았던 인물로, (졸업 후 바로 취직해야 하는)일본에서 보면 어느 정도는 사회 부적응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자신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교직을 택한 그는 담임을 맡고 있는 중학생으로부터 사회를 배우고, 그 안에서 발생하는 트러블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 나가며 학생과의 신뢰를 쌓는다. 급식으로 카레가 나올 때마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한 아이의 식사예절이 문제가 되고, 탕수육을 먹지 않으려는 학생들 때문에 열리는 메뉴 찬반 투표에 고민한다. 때로는 선을 넘어 버린 중학생 커플을 앞에 두고 내키지 않는 성교육을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몰리거나, 제자를 향해 피어오르는 그릇된 연정에 번민하기도 한다.
그가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은 언제나 편견 없이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보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는 패러디나 단발성 개그 없이, 인물의 갈등과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의지해 문제의 핵심을 곧바로 파고든다. “학교는 사회의 거울이다.”라는 말에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하나의 사회로서 밀도 높게 그려진 중학교 교실. 그 안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치열하게 소통하며 해답을 찾는 『스즈키 선생님』의 장면들은 입시를 위한 지식 주입이 목적이자 이유가 된 한국의 공교육에서 자란 독자에게 묵직한 충격을 안긴다.
『스즈키 선생님』의 주된 내용은 이처럼 학교에서 일어나는 분쟁에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스즈키와 학생들의 모습이다. 작가 자신이 교육학을 전공한 탓에 작품 속에는 공교육의 여러 문제점에 대한 비판과 스즈키의 입을 빌어 말하는 작가 나름의 해결책이 곳곳에 녹아 있다. 그러나 스즈키 선생님의 해결책은 (극중에서 자신이 전제하고 있듯이)완전무결한 정답이 아니다. 이는 독자의 교육관과 맞지 않아서일 수도, 혹은 일본과 한국의 정서상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즈키 선생님』에서 그보다 독자에게 진정으로 전달하려는 것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것은 항상 학생을 위해 편견 없이 사고하는 스즈키의 자세이다.
학생 앞에서 항상 완벽한 인간상을 보이려 노력하는 스즈키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역시 실수에 괴로워하고 고뇌하는 인간임을 나타내는 모습이 그려진다. 심지어는 교사에게 허락되지 않는 감정을 한 제자에게 품고 괴로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는 더욱 학생의 일을 같은 인간으로서 어디까지나 대등한 눈높이에서 듣고 판단하려고 한다. 학생들도 그가 결코 “내 말을 들어.”라는 식으로 명령하고 강요하는 교사가 아님을 알고 있기에, 최선의 방법을 구하려는 그의 여정에 기꺼이 동참한다.
그 예술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스즈키 선생님』은 2006년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만화 부문 심사 위원회 추천작에 올랐고, 2007년에는 같은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일찍이 TV 도쿄에서 2011년 4월부터 10부작 드라마로 방영된 바 있다. 주인공 스즈키 선생님을 연기한 배우는 드라마 「세컨드 버진」, 「가정부 미타」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고, 각 방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배우 하세가와 히로키이다. 「파트너」, 「ALWAYS 3번가의 석양」등으로 유명한 고사카 료타가 각본을 맡아 『스즈키 선생님』의 독특한 매력을 TV에 그대로 옮겨내었다. 2011년 도호쿠 지진의 여파 속에서도 제49회 갤럭시상 우수상, 제38회 일본 방송 문화 기금상 TV드라마 부문, 민간 방송 연맹상 TV 드라마 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높은 점수를 받은 이 드라마는 여세를 몰아 2013년 1월에는 영화화되어 일본 전국에 개봉되었다.
자신만의 교육 이론을 확립하고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동시에 교사들 사이의 인간관계나 제자를 향한 그릇된 연정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이유로 괴로워하던 스즈키 선생님. 그런 그가 동료의 일탈, 중학생들끼리의 짝사랑, 성관계 사건을 겪으며 교사로서의 자신을 다잡는 것이 지금까지 『스즈키 선생님』의 내용이다.
이번에 출간된 5∼8권에서 그는 자신의 교육 철학이 어디로부터 시작되었는지, 한 학생의 죽음이 얽힌 사건을 여자 친구 아사미 씨에게 고백한 후 그녀와 장래를 약속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이 아사미 씨는 스즈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고, 여름 거리 축제에서 이 사실은 우연히 학생들에게 알려지고 만다. 2학년 A반 학생들을 그를 학급 재판에 회부해 ‘교사의 혼전 임신’을 규탄하기로 하고, 그는 이 ‘스즈키 재판’에 출석해 자기 자신과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하나의 답을 도출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중학생이 교사의 행동을 판결한다는 이 초유의 교육 실험이 어떤 결말을 맞을 것인지, 놀라운 전개가 이후로도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교육학을 전공한 작가가 수년에 걸쳐 준비한 야심찬 처녀작이자 ‘문예 만화’에 걸맞는 작품성을 갖고 있는 다케토미 겐지의 『스즈키 선생님』. 2016년 봄 세미콜론에서 전 11권 완간이 예정되어 있는 『스즈키 선생님』의 세계에서 독자 또한 2학년 A반의 학생들처럼 스즈키 선생님과 함께하는 철학에 뛰어들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