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서독, 강의 모래톱 위에 세워진 김나지움에 에드거와 앨런이 나타난다. 두 사람은 천사를 믿고 기다리는 소년, 로빈을 맞이하러 왔으나… 불신으로 가득찬 창립제에서 로빈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리고 에드거의 초상화가 자아내는 비극 속에서 앨런은 뱀파네라 헌터의 자손과 사랑에 빠지는데….
사춘시 소년들에게 닥친 마(魔)의 5월,
그리고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
소녀 만화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의 완결편!
작은 새들의 둥지 3
램턴은 말한다 139
이디스 189
수상 소감 270
너무나 행복한 모토 271
일본 순정 만화사를 뒤흔든 다시없을 걸작!
만화의 문학적 가능성을 증명한 주옥같은 작품이 드디어 국내 완간!
1976년 제21회 쇼가쿠칸 만화상 수상.
1998년 《코믹 링크》 일본인이 선정한 역대 걸작 만화 7위.
피… 그리고 안개 속에 만발한 장미를 머금고 영원을 살아가는 일족.
두 세기를 넘나들던 뱀파네라 전설이 마침내 종장을 맞는다.
하기오 모토의 『포의 일족』 전3권으로 완결!
수많은 팬들이 애타게 기다려왔을 하기오 모토의 대표작 『포의 일족』이 세미콜론의 손을 거쳐 국내에서도 정식 완간되었다.
세미콜론을 통해 이미 출간된 『11인이 있다!』를 비롯하여 『토마의 심장』,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등으로 알려진 하기오 모토의 영향력과 만화사적 중요성은 ‘소녀 만화계의 데즈카 오사무’라는 별칭으로 짐작해볼 수 있겠다. 특히 이 작품은 작가의 역작으로 자주 꼽히며 그 작품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70년대 침체의 연속이던 일본의 순정 만화계. 도쿄도 네리마구 오이즈미의 아파트, 훗날 ‘오이즈미 살롱’이라고 불리게 되는 역사적인 거점엔 만화가 다케미야 게이코와 하기오 모토가 동거를 하고 있었다. 이 두 거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감각을 가진 여성 작가들이 모여 쇠퇴한 소녀 만화계를 혁신하고 그 왕국을 재건하게 되는데 바로 이 세대를 ‘꽃의 24년조(花の24年組)*’라고 한다. 후배 작가들이 ‘포스트 24년조’를 표방할 정도로 대단했던 이 흐름을 견인한 주요 인물이 바로 하기오 모토. 그 혁명적 영향력의 바탕에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들이 있었다.
『11인이 있다!』가 순정 만화와 SF 스릴러의 접목이었다면 『포의 일족』 역시 서구의 뱀파이어 전설을 재해석, 고유의 서스펜스와 함께 매우 탐미적이고 퇴폐적인 세계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위의 다케미야 게이코의 『바람과 나무의 시』와 더불어 상업적 동성애 만화의 기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포의 일족』은 만화를 문학의 반열에 들게 했다는 찬사에 걸맞게 입체적인 구성을 갖고 있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200년이 넘는 시간의 이야기가 일어난 순서와 무관하게 뒤섞여 있기 때문에, 전권의 서사들을 찬찬히 완독한 독자만이 ‘천재’ 하기오 모토가 공들여 디자인한 신비와 애증의 퍼즐을 맞춰볼 수 있을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와 『포의 일족』
『포의 일족』은 뱀파네라(=뱀파이어) 일족의 이야기이다. 뱀파네라인 에드거, 앨런, 메리벨이 시공을 넘나들며 수많은 인간들과 만나고 엮이는 옴니버스 에피소드 식으로 되어 있다.
1972년 3월부터 1976년 6월까지 간헐적으로 연재된 『포의 일족』은 완결이 난 후, 그야말로 대히트를 치는 바람에 다음으로 연재가 시작된 『토마의 심장』의 연재를 중단하거나 빨리 완결시키고 『포의 일족』 속편을 그리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로 이 작품은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의 제목과 등장인물의 이름의 관계는 이미 팬들 사이에는 유명하다. 바로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이름을 하나씩 사용했기 때문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에는 뱀파이어를 묘사하는 작품들이 다수 있다. 또는 『때 이른 매장 Premature Burial』을 비롯하여 『리지아 Liegia』, 『모렐라 Morella』, 『베레니스 Berenice』 등의 소설에서 죽은 후 다시 살아나는 뱀파이어 성향의 주인공들을 다루고 있다. 하기오 모토의 작명 센스는 직관적으로 이 작품의 분위기가 어디서부터 유래했는지 알려준다. 포의 그로테스크하고 아라베스크한 이야기들과 만화 『포의 일족』에는 기품 넘치고 아름답지만 슬픈 분위기나, 특유의 고풍스러우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가 묘하게 겹쳐져 있다.
아득한 시간을 사는 일족의 불가사의하고 아름다운 전설.
인간과 장미의 생기만을 취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은밀히 일족으로 맞이하며 영생을 살아가는 ‘뱀파네라’ 포의 일족. 운명에 휘말려 뱀파네라 직계의 진한 피를 받은 14세의 에드거와 13세의 메리벨의 시간은 그 자리에서 멈추게 된다. 1879년에 앨런이라는 소년을 만난 뒤, 에드거 일행은 어느 시대 어느 곳이든 나타나 매혹적인 전설들을 남긴다.
열 세대가 넘는 역사에 반복되는 ‘에드거’라는 이름. 이에 의문, 또는 흥미를 가지고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펼쳐지며 에번스가(家)와의 지독하고도 안타까운 인연이 흥미를 더한다. 마주치는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에드거, 독자들 역시 사로잡아버릴 것이다.
마지막 권에는 특전으로 작가의 수상 소감과 더불어 「너무나 행복한 모토」라는 애교스런 번외도 수록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