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35,000미터에서 소년이 성장을 시작한다!
지구 전체가 환경 보호 구역으로 설정되어 아무도 살지 못하게 된 시대.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35,000미터 상공에 토성의 고리처럼 또 있는 구조물이다. 창문닦이들은 의뢰를 받아 이 구조물의 외벽 창을 닦는 일을 한다. 사라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 구조물의 창을 닦게 된 소년 미쓰는 혹시 아버지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고 있다. 아버지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의문을 품은 채 일을 하게 된 미쓰는 아버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을 만난다. 미쓰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창문 청소를 의뢰한 사람들의 사연들을 접하며 우주 공간에서 창을 닦는 일의 의미와 자신의 존재,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새로운 삶으로 한발을 내딛는다.
사랑스러운 그림체, 따뜻한 감성의 새로운 SF
\”지구 전체가 자연 보호 구역이 되어 내려가는 것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토성 맨션>의 장르는 분명 SF다. 그러나 보통 SF가 과학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시공간의 \’설정\’ 자체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이야기가 풀어져 나간다고 한다면 <토성 맨션>은 상당히 독특한 콘셉트의 SF라고 할 수 있다. 지구에서 아무도 살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맨 첫장부터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토성 맨션>에는 어떤 멸망의 기운이나 음울함도 느낄 수 없다. 어떤 시스템을 통해 전 인류가 거주할 정도로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 유지되는지 딱히 과학적인 설명을 적극적으로 하지도 않는다.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려는 인간의 분투를 그리지도 않는다. 대신 <토성 맨션>은 구조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소박한 일상과 위기의 시대에 그들이 품고 있는 작은 꿈에 집중한다. 그래서 이것은 마치 강경옥의 <라비헴 폴리스>나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처럼, SF라는 장르의 외피를 쓴 서민들의 일상 드라마일 뿐이다. 링 시스템의 내부 모습은 SF적인 느낌이 철저하게 배제되었기 때문에 창을 닦는 장면이나 \’연료 전지로 만든 물\’ 같은 말이 아니라면 과연 이 만화가 미래와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한 SF인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층의 서민 동네는 오히려 현재의 일본보다도 훨씬 예전이라는 느낌을 주는 \’복고적\’인 공간으로 그려졌다.
실사 영화화 결정!
쇼가쿠간의 월간 만화잡지 <이키>(IKKI)에 2006년 4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토성 맨션>은 현재 일본에서는 3권까지 출간되어 있다. <이키>는 참신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연재해 탄탄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잡지. <IKKI> 2008년 8월호에는 <토성 맨션>이 실사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자세한 계획이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다. 이 잔잔한 SF를 열독해온 팬들은 \”혼자만 좋아하는 기분으로 읽었던 <토성 맨션>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니 이젠 독점하지 못하게 된 기분\”이라거나, \”이 만화는 CG를 동원해서 만드는 블록버스터가 되면 안 된다.\” 혹은 \”캐스팅이 걱정\”이라며 우려하면서도 링 시스템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 링 시스템에서 바라본 지구와 하늘 등 다분히 SF적으로 아름다운 장면들과 만화의 느낌을 살린 아기자기한 드라마를 기대하는 눈치다.
1. 지구
2. 일
3. 불빛
4. 머나먼 장소
5. 바다
6. 녹색의 방
7. 가면 아래에
8. 만들어진 것
in the lo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