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성공한 그래픽노블
출간 예고만으로 화제의 중심에 오른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한국어판이 드디어 출간된다. 세미콜론의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2005년 출간된 ‘15주년 기념 에디션’을 원본으로 삼았으며 그래픽노블 전편과 함께 스토리 작가 그랜트 모리슨의 각본과 주석, 그랜트 모리슨의 섬네일 레이아웃, 카렌 버거의 편집자 후기, 데이브 맥킨의 오리지널 표지가 모두 수록되어 있는 완전판이다. 이 책은 베트맨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작품으로 꼽힌다. 특히 수퍼히어로물 사상 가장 심오한 책으로 평가되는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의 복잡한 미로 같은 대사, 기호의 상징성을 풀기 위해서는 그랜트 모리슨의 각본 초안과 주석은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팀 버튼의 배트맨이 개봉하던 1990년 첫 출간되었고 배트맨 시리즈 역사상 기록적인 판매량을 올린 작품이기도 하다.
배트맨의 콤플렉스와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
1986년 『왓치맨』, 『다크 나이트 리턴즈』 출시 이후 많은 작가들은 히어로를 현실에 접목시켜려고 노력했다. 그랜트 모리슨은 앨런 무어, 프랭크 밀러가 시작한 트렌드에 반하는 작품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모리슨은 픽션에 현실을 접목시키는 게 아니라 현실에 픽션을 접목시키려고 하는 작가다. 이성적인 배트맨이 아니라 비이성적인 배트맨을 만들려고 했고, 그 결과 탄생한 작품이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이다.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은 조커의 인질극 때문에 아캄에 홀로 고립 된 배트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배트맨의 여정은 배트맨의 콤플렉스와 정신세계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이 작품에서 배트맨은 상당히 무기력하고 고뇌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이에 대해서 모리슨의 각본과 주석을 보면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 이 배트맨의 마지막 정신적인 통과 의례를 다루는 작품에 가깝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의례를 통과 한 배트맨은 완벽한 정신과 육체의 소유자로 재탄생한다고 모리슨은 설명하고 이는 그의 『저스티스 리그 오브 아메리카』 『배트맨 RIP』에 반영된다는 것이다. 데이브 맥킨의 그림은 이런 비이성적이고 몽환적인 배트맨 이야기를 추상화같이 묘사하고 있으며 모리슨의 이야기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부터, 그리스 신화, 성서의 상징까지 수많은 인용문과 기호, 상징으로 가득한 작품이며 2009년 동명의 게임으로 제작되어 게임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충격의 사이콜로지컬 호러 그래픽노블,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에는 배트맨은 물론이고 정신질환 범좌자를 수용하는 아캄 정신병원의 거의 모든 범죄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조커의 인솔 하에 범죄자들- 투 페이스, 매드 해터, 킬러 크록, 클레이페이스, 스캐어크로 등등-은 이 정신병원을 장악하고 직원들을 인질로 잡는다. 이들은 인질을 기꺼이 풀어주고자 하지만,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내세운다.배트맨을 자기들에게 넘기라고.
SYNOPSIS 1920년,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가 사망한 직후, 명석한 심리학자 아머데이어스 아캄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자신의 저택을 정신질환자 치료를 위한 병원으로 바꾸는 작업에 돌입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이 악몽같은 사건의 연쇄와 그 결과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은 꿈에도 모른 채.
그로부터 한 세기 반이 더 지난 뒤, 정신질환 범좌자 전문 아캄 정신병원은 음울한 복도와 위압적인 어둠이 가득한 장소가 되었다. 악몽의 집이자 돌과 나무로 이루어진 수수께끼이며,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이곳의 담장 안에는 이미 여러 해 동안 배트맨의 적들인 광적이고 기형적인 인물들이 줄줄이 수용되어 왔다. 탈출이 불가능한 독방이며, 조명조차도 없는 지하실에서, 이들은 생각을 거듭하고 계획을 세우며, 언젠가는 위로 치고 올라가서 이성의 세계를 전복시킬 꿈을 꾸고 있다.
4월 1일 만우절, 범죄자들이 마침내 이 정신병원을 장악한다. 조커의 지휘 하에 이들은 자신들을 이곳에 가두어 버린 한 사람을 향해 무시무시한 도전을 제기한다.
바로 배트맨을 향해.
자신의 가장 큰 적들과 재치를 겨루면서, 배트맨은 반드시 암흑의 핵심 속으로 내려가서, 자신의 가장 큰 두려움과 맞서고, 자기 경험의 진실을 배워야 한다…. 아니면 그만 무너져 버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