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작가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최신작! 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가 감탄한 만화가’신세기 에반겔리온’ 감독 안노 히데야키가 추천하는 작가
기담의 마스터 모로호시, 현대판 『산해경』을 그리다. – 《씨네21》 이다혜 기자
『사가판 조류도감』과 『사가판 어류도감』은 일본 만화의 거장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고단샤의 《모닝》과 《별책모닝》에 비정기 연재한 단편 시리즈를 엮은 작품집이다. ‘사가판’이란 다른 말로 사각본이라고도 하며, 대중을 대상으로 발행한 일반 도사가 아니라 특정한 개인이 지인 등과 함께 돌려보기 위해 한정 부수만 찍어낸 자비 출판 도서를 의미한다. ‘도감’이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이 책들은 당연히 진짜 도감은 아니다. 책에 나오는 ‘조류’와 ‘어류’는 이를테면 영혼을 나타내는 상징으로서의 새, 중국 고전 『장자』에 등장하는 전설의 새, 동화 속 주인공인 인어 공주의 재해석, 먼 미래 세계의 로봇 어류 등 상상의 세계에 속하는 존재들이다. 그러니까 이 ‘조류도감’과 ‘어류도감’은 어디까지나 ‘모로호시 다이지로’ 판 박물지이자 중국의 고대 기서 『산해경』처럼 현대의 구전 동화, 도시 괴담 등을 모은 현대판 『산해경』이라 할 수 있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종합 선물 세트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와 『제괴지이』로 한국에도 열혈팬을 거느리는 모로호시 다이지로지만 뜻밖에도 그의 작품세계가 제대로 국내에 소개된 적은 없다.(‘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는 작가 스스로 ‘소녀만화’로 분류하고 있고, 『제괴지이』는 당나라 시대의 기담 등 동양적 사유와 서사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가판 도감’ 시리즈의 특별함이 있다. 그의 작품 속에는 신화와 역사, 인문학과 팝컬처가 자유롭게 교차하고 허를 찌르는 유머와 서늘한 공포, 낯선 친숙함이 공존한다. ‘도감’ 시리즈는 모로호시 다이지로가 40여 년 가까이 활동하면서 다양하기 이를 데 없는 스펙트럼을 아룰렀던 작품 세계의 총결산적 성격을 띠고 있다. 각 에피소드 별로 ‘새’ 또는 ‘물고기’를 1차 소재로 삼되, 이를 기반으로 과거, 현재, 미래는 물론 때로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가상의 시점을 넘나들며 SF, 호러, 판타지, 미스터리 둥 지금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선보인 온갖 스타일을 때로는 위협적으로, 때로는 몽환적으로 펼쳐낸다.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작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온갖 다채로운 매력이 이 하나의 시리즈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모로호시 다이지로’s 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감독인 안노 히데야키의 부인인 안노 모요코의 만화 『감독 不적격』을 보면, 남편 안노 히데야키가 부인에게 이렇게 외치는 장면이 있다. “우선 모로호시 다이지로를 독파!”
상상력으로 바벨탑을 쌓고, 세헤라자드의 입담으로 거대하고 미스터리한 세계를 구축해온 모로호시 다이지로. 그의 진가를 지금까지 몰랐다고 해도 늦진 않았다. 장르 문학과 판타지 세계관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빠르던 늦던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세계에 발을 딛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그의 세계를 누군가에 추천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안노 히데야키 처럼. ‘사가판 도감’ 시리즈는 모로호시의 기묘한 세계에 들어가는 최적의 입문서다. 단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 하나만으로도 순식간에 40여 년에 걸친 모로호시 다이지로 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대폭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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