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나카노 교코, 이번엔 \'운명\'을 들여다본다!

운명의 그림

명화로 풀어내는 삶의 불가사의한 이야기

원제 運命の絵

나카노 교코 | 옮김 최재혁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20년 4월 13일 | ISBN 979-11-90403-55-9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32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최신간!

펼치는 순간 단숨에 빠져드는 ‘운명’적인 삶의 이야기들

2008년 세미콜론에서 첫선을 보인 ‘무서운 그림’ 시리즈는 오늘날까지 한국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예술 교양서 시장에서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해 왔다. 저자 나카노 교코는 역사와 문화, 예술에 대한 폭넓은 배경 지식과 읽는 이를 끌어들이는 흡인력 있는 글솜씨로 예술서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술 작품을 소재로 다룬 기존의 책들은 작품의 미술사적 의미나 양식적 특성을 서술하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치중했던 반면, 나카노 교코의 책은 그림에 얽힌 역사적·문화적 사실에서부터 화가의 개인사까지 두루 끌어들여 오늘날의 현실에 비추어보게 한다. 자연스레 따라온 현지 독자들의 깊은 공감과 입소문은 ‘무서운 그림’ 시리즈를 출간과 동시에 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게 했고, 한국에서도 다양한 저작이 소개될 때마다 변함없이 사랑받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무서운 그림』 1~3권에 『신新 무서운 그림』을 더한 네 권의 연작, 관련 TV 강좌를 재구성한 해설서, 발간 10주년을 기념한 전시회까지 다채로운 변주를 통해 ‘무서운 그림’ 시리즈를 마감한 후, 나카노 교코가 새롭게 시동을 건 이 책의 테마는 ‘운명’이다. 운명은 ‘무서움’보다 훨씬 폭넓고 보편적인 주제이지만, 이 책 『운명의 그림』에는 공포만큼 극적이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또한 한번 펼치면 쉽사리 책을 놓을 수 없는 나카노 교코의 주특기가 여지없이 발휘되어 그림에 얽힌 매력적인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단숨에 끌어들인다.

편집자 리뷰

국가의 장래를 결정지은 영웅의 선택,

역사의 흐름을 한순간에 뒤바꿔 놓은 결전의 현장,

거대한 자연 재해에 맞선 인간의 운명……

23점의 서양 회화 속에 감추어진 역사 속 운명의 드라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이라 하면 인간의 어떤 의지나 선택으로 바꿀 수 없고 모든 일이 그렇게 진행되도록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을 떠올린다. 말하자면 숙명처럼 필연적인 법칙 또는 초월적인 질서에 의해 이미 정해진 것으로 이해한다. 그래서 ‘운명의 굴레’라거나 ‘운명의 소용돌이’ 같은 표현으로 인간은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빗대어 말한다. 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가 남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증명해 왔듯 인간은 운명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운명의 결전, 운명의 만남, 운명의 사랑, 운명의 선택, 운명의 사건…… 이처럼 운명은 인간의 다양한 인생사를 포괄할 수 있는 말인 동시에, 무엇이든 운명이라는 수식이 붙으면 극적인 긴장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운명의 그림』에서 나카노 교코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러한 운명의 다양한 본질, 그리고 인간이 운명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영웅의 선택, 국가의 장래, 역사의 갈림길, 자연 재해의 결과 등 저자는 운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23점의 주요 그림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운명의 그림』은 로마 제국 검투사의 숨 막히는 결투 장면을 다룬 장 레옹 제롬(Jean-Léon Gérôme)의 「아래로 내린 엄지(Pollice Verso)」를 시작으로 운명에 관한 이야기의 첫 문을 연다. 이 그림은 황제의 손가락 하나로 검투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순간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감독 리들리 스콧은 이 그림을 보고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다양한 부문의 상을 휩쓸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검투사의 운명적 장면을 담은 그림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탄생시키는 데 운명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절묘하게 연결된다.

그 외에도 민족이나 국가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지은 전쟁에 관한 이야기도 그림 속에서 발견해 낸다. 러시아 원정을 결심하던 새벽의 나폴레옹, 통일 국가의 탄생을 위해 프랑스와 한판 승부를 펼친 프로이센의 빌헬름 1세와 비스마르크, 기독교 사회의 명운을 걸고 전쟁을 치른 알렉산더 대왕 등 그림에 등장하는 이러한 인물들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유럽 세계의 뒷이야기가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해 준다. 더 나아가 자연 재해라는 피할 수 없는 사태와 마주한 인간의 운명을 다룬 그림들을 들여다보면서, 예측 불가능한 운명의 속성을 지닌 자연과 인간의 역사에 관해 고찰해 볼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어판만의 추가 도판 수록!

뭉크, 르누아르, 브라우네르 등

화가의 인생행로에서 전환점이 된 ‘운명의 그림’들

『운명의 그림』은 국가나 민족이 처한 역사적 운명뿐만 아니라 사랑, 갈등, 성공을 둘러싼 개인의 운명에 관한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저자가 그림과 버무려 놓은 운명에 관한 이야기는 그림 속 등장인물에서부터 붓을 들었던 화가 장본인까지 여러 겹을 이루며 흥미롭게 교차한다.

그중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루마니아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빅토르 브라우네르(Victor Brauner)의 자화상에 얽힌 이야기다. 브라우네르는 살바도르 달리나 호안 미로처럼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화가는 아니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다루고 있는 자화상은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빅토르 브라우네르는 남과 다른 기발함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한쪽 눈을 도려낸 모습으로 자신을 묘사했지만, 이후에 발생한 운명적인 사건으로 인해 이 그림은 섬뜩하게 미래를 내다본 자화상으로 남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뭉크의 작품 「절규」 역시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뭉크의 「절규」에 관해 익히 알려진 뭉크의 일대기에 주목하는 대신 이 그림을 둘러싸고 벌어진 도난 사건에 주목한다. 뭉크는 「절규」를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했는데, 전체 네 점으로 제작된 작품 가운데 두 점이 도난당하는 운명에 처했다. 도난 사건으로 인해 뭉크의 작품은 더 큰 유명세를 얻었고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낙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에게도 인생의 전환점이 된 운명의 그림을 이 책에서 살펴본다. 바로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이라는 그림이다. 샤르팡티에 부부는 르누아르에게 가족의 초상화를 의뢰했고, 이 그림을 시작으로 르누아르는 출세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 그림을 다룬 글에서 저자는 그림 속 주인공이자 르누아르의 후원자였던 샤르팡티에 가문의 쇠락을 엇갈리게 배치하여 운명의 아이러니 역시 보여 준다.

이전에 세미콜론에서 출간된 ‘무서운 그림’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책 『운명의 그림』에도 내용과 관련 있는 도판 8점을 한국어판에 추가로 수록했고, 옮긴이의 주석을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무서운 그림 2』를 번역한 바 있는 옮긴이 최재혁은 “무서움의 주체이자 객체인 인간이 펼치는 드라마를 그림을 통해 읽어 내는 경험을 했던 독자라면, 이번 책 『운명의 그림』에서도 운명에 맞선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이를 둘러싼 희비극 또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옮긴이의 말을 남겼다.

 

운명의 그림 상세이미지

목차

프롤로그

1 — 로마 제국의 영광과 사악함 | 제롬의 「아래로 내린 엄지」

2 — 사람의 모습을 한 ‘운명’ | 벨리니의 「절호의 기회」, 뒤러의 「네메시스」

3 —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 뭉크의 「절규」

4 — 새벽의 황제 | 다비드의 「서재에 있는 나폴레옹 1세」

5 — 수수께끼를 푼 끝에 | 모로의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슈투크의 「스핑크스의 입맞춤」

6 — 알렉산더 대왕, 이렇게 싸웠다 | 알트도르퍼의 「알렉산더 대왕의 전투」

7 — 풍경화의 탄생 | 호베마의 「미델하르니스의 가로수길」

8 — 사고인가, 숙명인가 | 브라우네르의 「자화상」과 「매혹」

9 — 크리놀린의 여왕 | 빈터할터의 「외제니 황후」

10 — 독일 제국 탄생의 길 | 멘첼의 「전선으로 출발하는 빌헬름 1세」

11 —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앵그르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셰퍼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12 — 로코코식 몰락 과정 | 호가스의 「당대 결혼 풍속도 1~6」

13 — 고향에서 객사할 바에야 | 브라운의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

14 — 소년은 숲에서 사라졌다 | 워터하우스의 「힐라스와 님프」

15 — 성흔의 순간 | 막스의 「안나 카타리나 에머리히」, 조토의 「성 프란체스코」

16 — 베수비오 화산의 대폭발 | 브률로프의 「폼페이 최후의 날」, 쇼팽의 「폼페이 최후의 날」

17 — 느끼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어 | 르누아르의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

옮긴이의 글

도판 목록

작가 소개

나카노 교코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을 전공했다. 와세다 대학교, 메이지 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지폐는 말한다><죄 많은 오페라><영화 속의 오페라><오페라로 즐기는 문학><거장의 데생, 고야> 등이 있다.

최재혁 옮김

도쿄예술대학에서 일본 근대 미술사를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국과 식민지 사이에서 형성된 시각문화를 경합과 교차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아트, 도쿄』, 옮긴 책으로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무서운 그림 2』, 『왕의 목을 친 남자』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위안부 공격을 넘어서』 등이 있다.

독자 리뷰(2)
  1. 정윤하
    2021년 6월 24일 12:40 오후

    그림 속의 운명이 가혹한 것은 진짜 있을 법한 모습과, 신화 속 이야기들이 담고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 때문일 것이다.
    한 번 읽어보면서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URL
  2. kmonjardin
    2020년 5월 10일 4:37 오후

    [무서운 그림 시리즈], [신 무서운 그림]에 이은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출간한 저자의 신작이다.

    기존의 그림들을 통해 그동안 알게 모르게 겉으로 훏어봤던 그림들의 이야기들이 좀 더 세분화한 의미의 뜻을 포함한 이야기를 다룬 것을 기억하는 독자들이라면 이번 작품 또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전설이나 실제 있었던 인간들의 삶에 있어 고난이 닥쳐올 때 이에 머물지 않고 헤쳐나가는 불굴의 정신이 담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들은 보통 ‘고난의 운명’을 물리쳤다란 말을 듣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보이지 않는 미래의 운명에 맞선 이야기들이나 신화, 역사 속의 실존 인물들을 통해 이를 그린 화가들의 삶과 견주어 다루어 보는 것도 재밌게 읽을 수가 있다.

    첫 작품으로 등장하는 영화 ‘글레디이에터’를 연상케 하는 검투사의 운명을 다룬 그림들을 선두로 정치인으로서의 초상화나 당시 화풍의 기류를 타고 같은 시대를 호흡한 그림들이 있는가 하면 인상파의 대두는 처음부터 인정받지 못했던 화풍이었단 사실까지 두루두루 알아가는 재미를 준다.

    익히 알고 있는 품페이오 화산의 폭발을 다룬 그림들을 통해 한 폭에 담긴 등장인물들과 풍경이 품고 있는 의미들을 글과 그림을 통해 함께 보는 즐거움은 색다른 여정을 드러낸다.

    그런가 하면 고국을 떠나야만 했던 저간의 사정을 간직한 사람들을 그린 작품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이란 작품은 실제 그림 속의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묘사 장면들을 묘사한 글을 통해 실제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 당시의 시대상을 상상해보는 아픔을 느끼게도 해 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그림을 그린 화가와 실제 그림 작품을 의뢰한 의뢰인의 운명적인 변화를 다룬 르누아르의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이 아닌가 싶다.

    이미 에밀 졸라의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 집안이었고 르누아르의 인상파 화풍을 지지했던 샤르팡티에였지만 끝내 출판사를 유지하지 못한 채 그의 자녀들에 의해 그림을 시장에 내놓는 과정들이 점차 명성을 이어간 르누아르의 삶과 대조되는 이야기는 ‘운명’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전체적인 그림들인 신화, 역사, 척박한 자연을 이기고 살아가는 실존인물들의 등장과 당시 풍속을 드러낸 그림들을 통해 ‘운명’이란 숙명이라고까지 불리는 이야기를 지루할 틈 없이 들려주는 책,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권력, 질투, 사랑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모두 엿볼 수 있는 책이라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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