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의 속삭임

일 년 열두 달 인디언의 지혜와 격언

김욱동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16년 9월 9일 | ISBN 978-89-8371-797-9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5x210 · 336쪽 | 가격 17,500원

분야 에세이

책소개

당신의 하루를 축복하는 대지의 노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명문 학교 학생들의 비밀 모임은 인디언 동굴에서 『월든』 한 구절을 읽는 것으로 시작된다. “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삶을 의도적으로 살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갑갑한 기숙사를 빠져나와 인디언 동굴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북을 울리며 시를 읊조리는 학생들이 느끼는 자유는 잠시나마 문명 세계를 등지고 자연으로 돌아가 월든 호숫가 오두막에서 생활했던 19세기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깨달음과도 맞닿아 있다. 영문학자이자 생태 문학가인 김욱동 교수는 『소로의 속삭임: 내가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사이언스북스, 2008년)에서 시인의 눈뿐만 아니라 과학자의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았던 생태주의자 소로의 모습을 강조했다. 이번에는 소로가 매료되었던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의 정수를 간직한 책 『인디언의 속삭임: 일 년 열두 달 인디언의 지혜와 격언』이 세미콜론에서 나왔다.

이 책에서는 흔히 인디언으로 칭하는 미국 원주민(Native American)들과 캐나다의 첫 번째 민족(First Nation)들이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인디언들은 들소와 사슴, 무지개와 눈송이 등 북아메리카 대자연에 깃든 아름다움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을까? 불가에 모여 앉은 아이들에게는 무슨 전설을 이야기해 주었을까? 여러 부족들은 소위 신대륙 발견 이후 백인들이 들어오고 나서 서부 개척 시대를 거치며 완전히 달라져 버린 삶에 어떻게 적응해 나갔을까? 『인디언의 속삭임』은 인디언들의 격언과 기도, 축사, 연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글 모음 60편을 새롭게 해석하는 한편 역사적 배경은 물론이고 현대인들을 위한 철학적 생각거리를 담고 있다.

 

그들은 이 강과 호수 위를 노 저어 다녔으며, 이 숲 속을 거닐었고, 바다와 숲에 얽힌 그들만의 전설과 믿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북아메리카 대평원 너머로 들려오는 영혼의 두드림

우리가 이 세상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세상 또한 우리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에게는 아름다움을 주고, 슬픔을 발견하는 사람에게는 슬픔을 준다.

- 추장 빅 클라우드의 연설

 

생태계 위기가 더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인디언들은 일찍이 미래를 내다보며 자연과 인간을 존중했다. “미타쿠예 오야신(Mitacuye Oyasin)!”이라는 인사말은 우리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다. 상호 연관성에 대한 이러한 관심이야말로 파괴된 자연을 되돌리고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한몫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디언들을 환경주의자로 포장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 수 있지만 인간을 자연을 일부로 생각하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노력해 온 인디언들의 세계관과, 그에 기반을 둔 삶의 방식이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두와미시-수콰미시 족 인디언 추장 세알트(시애틀)이 말한 대로 “모든 것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어 주는 피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럽 이주자들은 강력한 무기를 내세워 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이름으로, 또는 기독교 전파와 문명화를 명목으로 원주민을 무자비하게 내몰았다. 백인 개척자들에게 북아메리카 대륙의 땅은 소유의 대상일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이곳에 살아온 인디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요 소중한 집이었다. 또한 ‘위대한 정령’에게서 물려받은 땅일뿐만 아니라 선조들이 묻혀 있는 성스러운 곳이기도 하였다. 미국 정부가 파견한 평화 조약 위원회 위원들의 인디언 보호 구역 제안에 대하여 사탄타 추장은 “나는 정착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초원을 떠돌아다니고 싶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오랫동안 키오와 족은 대초원에서 들소를 잡고 살아 왔기 때문이다. 한편 델라웨어 족은 아이들을 키울 때 될 수 있는 대로 자주 들판이나 산에 나가 혼자서 시간을 보내게 했다. 들판이나 산 같은 자연만큼 훌륭한 교육장이 없기 때문이다. 인디언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피조물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배웠던 것이다.

 

마지막 홍인종이 이 황야와 함께 자취를 감추고, 그에 대한 기억이 한낱 대초원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구름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면, 이 강변과 숲이 여전히 이곳에 존재할까요? 우리 인종의 영혼이 하나라도 남아 있게 될까요?

- 추장 세알트의 연설

 

1월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우리에게 평화를 알게 하소서.

달이 떠 있듯이 오래도록

강물이 흐르듯이 오래도록

태양이 빛나듯이 오래도록

풀이 자라듯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평화를 알게 하소서.

- 샤이엔 족의 기도

 

인디언들의 세계는 이름으로 가득 차 있다. 인디언들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달 이름을 정하였다. 그들의 달력은 음력에 가깝겠지만, 어떤 부족은 한 해를 열세 달로 나누기도 하였고 다른 부족은 스물네 달로 나누기도 하였다. 계절이 변하는 동안 주위 풍경의 변화 또는 이러한 변화를 겪는 내면 풍경 등을 주제로 삼아 달의 이름을 붙였다. 1월이 아리카라 족에게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라면 아라파호 족에게는 ‘바람 속 영혼처럼 눈이 흩날리는 달’이다. 2월이 클라마트 족이 ‘춤추는 달’이라면 3월은 모호크 족에게 ‘훨씬 더디게 가는 달’이 된다. 4월은 체로키 족이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이다. 아파치 족은 5월을 ‘나뭇잎이 커지는 달’이라고 했고 아라파호 족에게 6월을 ‘더위가 시작되는 달’이었으며 유트 족은 7월을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이라고 부른다.

8월은 풍카 족에게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이고 9월은 파사마퀴다 족의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다. 마운틴 마이두 족은 10월을 ‘어린 나무가 어는 달’이라고 했고 체로키 족은 11월을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이라고 했다. 그리고 12월은 샤이엔 족의 ‘늑대가 달리는 달’이자 수 족의 ‘나뭇가지가 뚝뚝 부러지는 달’이고, 퐁카 족에게는 ‘무소유의 달’이었다. 북아메리카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그 문학적 상상력은 일 년 열두 달의 이름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인디언식으로 이름 붙인 열두 달을 표현한 이재은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인디언의 속삭임』 속 12개 장들을 차례차례 펼쳐 나가면, 자연의 변화를 바로 곁에서 느꼈던 인디언들의 삶의 방식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 앞에는 오직 하나의 삶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 아파치 족의 결혼식 축시

편집자 리뷰

목차

책머리에

1월 땅이 어는 달 15

삶이란 무엇인가 | 내 뒤에서 걷지 말라 | 대지는 우리 어머니시다 | 대지를 잘 보살펴라 | 우리를 빛으로 가득 채워 주시기를

2월 강에 얼음이 풀리는 달 37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 대지의 가르침 |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 치누크 족 인디언의 주기도문 | 이 성스러운 담뱃대를 바칩니다

3월 독수리의 달 61

우리에게 평화를 알게 하소서 | 지혜로운 길을 찾게 해 주소서 | 우리를 평화와 이해의 길로 인도하소서 | 날이 밝으면 | 우주가 다시 초록색이 되도록

4월 나뭇잎이 인사하는 달 85

마지막 나무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 나는 그 일부가 된다 | 무지개가 항상 너의 어깨에 닿기를 | 좋은 것에 꼭 매달려라 | 고통 너머에 또 다른 고통이 있을지라도

5월 이름 없는 달 111

새벽으로 지은 집 | 아름다움 속에서 걸을 수 있기를 | 만약 네가 짐승들에 말을 걸면 | 사랑의 위대한 힘 | 내 가슴이 높이 솟아오르네

6월 나뭇잎 짙어지는 달 133

꿈꾸지 않는 사람은 지혜를 얻을 수 없다 | 모든 것은 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 모든 것은 당신에 속해 있나이다 | 원은 우주의 상징이다 | 어떻게 하늘을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7월 사슴이 뿔을 가는 달 167

우리가 공산주의자란 말인가 | 이제 담요 한 장 펼 땅도 남지 않았구나 | 연어 떼를 보며 행복해 본 적이 있는가 | 나는 대자연의 아들이다 | 대초원에 떠돌며 살고 싶어라

8월 모든 일을 잊게 하는 달 205

독수리가 까마귀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 친구들이여, 다시 봄이 왔도다 | 전사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 이제는 한 뼘의 땅도 내줄 수 없다 | 나는 떡갈나무와 들소를 좋아한다

9월 익지 않은 밤을 따는 달 227

백인들의 삶은 노예의 삶이다 | 아니오, 절대 아니오 | 나는 쇼니 족이다 | 우리는 한 가족이다 | 최소한으로 살아간다

10월 나뭇잎이 떨어지는 달 249

죽음은 전혀 두렵지 않다 |내 모든 친척들에게 | 오직 감사할 뿐 | 최후의 날이란 없다 |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11월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 271

꿈꾸는 돌이 되지 않고서는 | 우리가 이 세상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 이 세상에 잡초란 없다 | 우리는 평화와 사랑을 원할 뿐 | 영혼이 갈증을 느낄 때

12월 다른 세상의 달 297

나는 이 순간부터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명사 대신에 동사를 | 마음속에 살고 있는 늑대 두 마리 | 대자연에서 배우게 하라 | 1월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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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김욱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뉴욕 주립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듀크 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하고 서강 대학교 명예 교수 및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초빙 교수로 있다. 1987년 《세계의 문학》에 「언어와 이데올로기-바흐친의 언어이론」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저술가, 번역가, 평론가로서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은유와 환유』, 『번역인가 반역인가』, 『녹색 고전』, 『소로의 속삭임』 등을 쓰고 『위대한 개츠비』, 『앵무새 죽이기』, 『오 헨리 단편선』, 『동물농장』 외 다수를 번역했다. ‘문학 생태학’, ‘녹색 문학’ 방법론을 도입해 생태의식을 일깨웠으며 『한국의 녹색 문화』, 『시인은 숲을 지킨다』, 『생태학적 상상력』, 『문학 생태학을 위하여』, 『적색에서 녹색으로』 등을 펴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