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을 닮은 방 1

김한민 | 그림 김한민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08년 1월 25일 | ISBN 978-89-8371-386-5

패키지 변형판 165x245 · 196쪽 | 가격 12,000원

책소개

『씬시티』, 『300』 등 화제의 미국 만화, 『푸른 알약』과 같은 대중성 있는 유럽 만화를 소개해 온 세미콜론에서 『혜성을 닮은 방』으로 국내 작가의 만화를 처음 선보인다. 신인 작가 김한민의 『혜성을 닮은 방』은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국내 만화로는 매우 독특한 지점에 놓여 있는 만화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07년 기획창작만화 제작지원 사업에서 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 세미콜론의 2008년 첫 그림소설인 『혜성을 닮은 방』은 3월까지 전 3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혜성처럼 날아다니는 작은 방 그리고 기억을 읽는 소년…
『혜성을 닮은 방』은 취업으로 고민하는 ‘누나’(주인공의 ‘누나’가 아니라 이 캐릭터의 이름이다.)가 사람들의 생각과 기억이 저장된 에코도서관의 존속을 위한 프로젝트에 엉겁결에 뛰어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녀의 첫 번째 임무는 ‘무이’를 따라다니며 그의 생각을 몰래 듣고 녹음하는 일. 무이는 혜성처럼 날아다니는 방을 통해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소년이다. 예민한 감각과 글쓰기 재주를 가진 무이는 칼럼니스트 어머니 대신 상담 편지를 쓰기 위해 에코도서관에 가서 사람들의 기억, 그들의 내면의 언어로 만들어진 에코북을 읽으며 조용히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에코도서관 사서 찬찬과 터미널의 노숙자 ‘엔케’ 아저씨가 들려준 이야기들은 무이를 점점 기묘한 모험으로 이끌어 간다.
2권과 3권에서는 에코도서관의 차기 관장으로 지목된 무이가 꿈과 기억의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거대 기업과 갈등 관계에 놓이고, 한편으로는 소중하게 가꿔온 화분이자 유일한 친구인 ‘소우주’의 병을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편집자 리뷰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상상
낯선 등장인물과 독창적인 개념이 생소하겠지만 이 매력적인 이야기를 푸는 열쇠는 단순하다. ‘우리의 기억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간직되고 있을까?’, ‘어딘가에 한 사람의 기억이 모두 저장되어 있진 않을까?’ 어린 아이 같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 상상의 힘으로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그 답들은 사람들 각자의 기억이 저장되어 있는 ‘에코 도서관’, ‘기억을 담은 책’, ‘생각을 녹음하는 기계’처럼 기발한 착상으로 구체화되었고, 우연히 도서관으로 통하는 길을 알게 된 소년 ‘무이’ 캐릭터와 만나면서 꿈과 현실이 동등하게 존재하는 평행 세계(Parallel World)가 탄생되었다. 이를 통해 『혜성을 닮은 방』은 자본의 논리와 속도에 지배당하는 현대 사회에서 기억과 꿈, 마음, 관계 등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해보게 한다.
칸과 말풍선을 넘어
『혜성을 닮은 방』은 여러 모로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만화다. 장르 구분이 비교적 확실한 분야인 만화에서 어느 한 장르 속에 쉽게 속할 수 없는 작품이고, 기존 만화의 형식적 틀을 답습하지도 않는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우면서 두 세계를 넘나드는 작품답게 페이지의 구성이나 칸, 말풍선을 운용하는 만화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아, 등장인물과 그들의 언어는 페이지를 무대 삼아 자유롭게 움직인다. 심지어 이 만화에서 말풍선은 ‘소통에 필요한 도구’로 판매된다.
이야기 역시 단선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누나는 무이의 생각을 녹음하기 위해 그를 따라다니지만 그것이 꿈속인지 현실인지는 분명치 않다. 에코도서관은 무이의 현실이지만 그것은 또한 모기와 삼보 등 다른 친구들은 알지 못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또 혜성(방)을 타고 움직이는 무이의 현재를 보여주다가, 혜성을 갖기 전 기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로 돌아가기도 하는 등 현실과 꿈의 세계, 현실과 상상의 사물들,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병치된다.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상상의 세계
만화 속에서 무이를 계속 따라다니는 노래가 있다. 무이를 어디론가 인도하는 듯한 이 노래 <아, 이 파랑Ay, Este Azul>은 아르헨티나 가수인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가 부른 실제 노래다. ‘아르헨티나 민중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소사는 아르헨티나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한 가수. 밥 딜런이나 존 바에즈, 스팅에 이르기까지 많은 음악인들과 교류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작가 김한민은 2002년부터 군복무를 대신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페루 북부의 도시 치클라요에서 자동차 정비 분야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노래를 비롯해 유팡키의 음반 「돌과 길」, 이과수 폭포의 한 지점인 ‘악마의 목구멍’ 등 『혜성을 닮은 방』에 등장하는 남미적 요소들은 작가의 이런 경험이 녹아든 것이다. 작가는 남미뿐 아니라 특정 국가나 지역, 문화에 이야기가 한정되지 않도록 여러 문화의 색채를 불어넣어 무국적의 이야기, 그래서 더욱 상상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2008년을 여는 새로운 감수성, 새로운 상상력
최근 국내 만화 출판계의 경향은 전통적인 코믹스와 더불어 마지막 컷의 반전을 노리는 개그 웹툰, 감성적인 카툰에세이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이와는 달리 큰 스케일, 긴 호흡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뚝심을 발휘한 『혜성을 닮은 방』은 서구에서 ‘그래픽 노블’이라 부르는 말 그대로 ‘소설’ 같은 작품. 이 책의 출간은 기존의 만화 독자만이 아니라 소설, 만화, 영화 등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또한 서구, 일본 등지의 작가주의 만화를 접하면서 국내 작가의 작품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픽 노블’은 영미권, 유럽 등 서구 만화에만 해당되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왔던 이들에게 한국 만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작가 소개

김한민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스리랑카, 덴마크 등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자연환경을 접할 수가 있었던 김한민은 형 김산하와 함께 한국 국제협력단의 단원으로 인도네시아, 페루 등지를 돌며 봉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후 현재 그림책, 만화,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한민 그림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그림책과 만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스 비극의 가면 제작사를 다룬 만화 『유리피데스에게』, 그림책 『웅고와 분홍돌고래』, 어린이를 위한 동물 행동학 책 『Stop!』,  그림 소설 『혜성을 닮은 방』 등을 만들었다. 자연과 동물에 대한 관심으로 많은 동물 캐릭터를 창조해 이야기에 등장시켰으며 어린 시절 스리랑카와 덴마크에서 살았고 2년간 페루 북부의 도시 치클라요에서 자동차 정비 분야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책 속에 다양한 지역적, 문화적 색채를 불어넣고 있다.
포르투갈 포르투 대학교에서 페르난두 페소아의 문학에 대한 연구로 석사 학위를 했고, 리스본 고등사회과학연구원(ISCTE) 박사과정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산문집 『페소아와 페소아들』, 시선집 『시가집』을 엮고 옮겼으며, 페소아와 그의 문학, 그리고 그가 살았던 리스본에 관한 책 『페소아: 리스본에서 만난 복수의 화신』을 썼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