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됩니다 1

요시다 센샤 | 그림 요시다 센샤 | 옮김 오주원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12년 12월 24일 | ISBN 978-89-8371-460-2

패키지 반양장 · 156쪽 | 가격 8,000원

분야 코믹스

책소개

읽으면 위험해!! 4컷 개그 만화의 최고봉이 온다!

 

* 만화가 다른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을 느끼고 전율했다.
* 내 인생의 바이블. 〈북두의 권〉보다, 〈드래곤볼〉보다 중요하다!
* 소년 시절 이 만화를 읽고, 좋은 의미로 비뚤어졌다.
- 일본 아마존 독자 서평

 

 

부조리 개그 만화의 원조

 

헛소리, 허튼 짓으로 취급 받을 말과 행동을 멀쩡한 얼굴로 소화하며 터무니없는 상상력으로 상식과 논리를 조롱하고 파괴하는 부조리 개그. 맥락 없는 상황 연결에 과격함, 그리고 보기만 해도 눈을 감아버리고 싶은 악취미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
『멋지다 마사루』를 시작으로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개그 만화 보기 좋은 날』까지, 이런 내용의 일본 개그 만화들이 인기를 모은 지가 십 년이 넘었고, 누가 읽을까 싶은 ‘병맛’ 만화가 인기 웹툰 리스트에 당당히 등극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쯤 되면 거의 한 장르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황당하고 어이없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 때, 즉 ‘엽기 코드’나 ‘허무 개그’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즈음이지만, 이 장르의 시작을 찾아보려면 보다 훨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이하라 고지, 요시다 센샤와 같은 작가들이 ‘무의미’ 만화들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 이미 1980년대 말. 요시다 센샤의 『전염됩니다.』는 바로 이런 부조리 개그의 원조라 일컬어지는 만화다.
『전염됩니다.』는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연재된 요시다 센샤의 대표작으로 이질적인 것들을 마구잡이로 모아놓거나 맥락에 맞지 않는 언어와 행위, 반전을 넘어서 의미를 지워버리는 결말 등의 전략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며 어이없는 웃음을 폭발시킨다. 폭력과 잔혹함조차도 맥락을 알 수 없는 곳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거나 판타지에 가까운 터무니없는 발상을 남발하며 위험성을 해제하는 것이다. 연습장 낙서처럼 무성의하게 막 그린 그림체 역시 이와 맥을 같이 하는 부조리의 한 장치다.

 

우리 모두의 ‘길티 플레저’

 

『전염됩니다.』에서는 상식을 파괴하는 전복적인 에너지가 폭발하고, 판단이 불가능한 무의미의 향연이 펼쳐지는 와중에 여러 캐릭터가 탄생한다. 묘한 불쾌감과 짜증을 유발하는 반나체 복장의 아이, 10센티미터 키높이 아이템에 집착하는 부인,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입을 열지 않는 과묵한 임금님, 수달 가죽을 뒤집어쓰고 수달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끊임없이 설파하는 사람. 이들은 모두 뭔가에 기계적, 강박적으로 몰입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본다면 슬슬 피하고 싶어지는 이 캐릭터들이 자꾸 보면 은근히 귀엽고 친밀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이 만화의 함정. 4컷 만화의 전개 방식에 충실하게, 시트콤처럼 빠른 속도로 에피소드를 쌓아올리며 캐릭터의 특징을 강화해 나가고 독자들은 마치 불량식품에 중독되듯 캐릭터들이 벌이는 헛소리와 허튼 짓을 기꺼이 즐기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소재가 매우 일상적인 것들이며 모두가 남에게 쉽게 꺼내 보이지 않는 유치함과 소심함을 극단적으로 과장했기 때문에 의외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것이 바로 ‘전염’의 실체다. 긴장, 혹은 불쾌의 상태와 터져 나오는 웃음의 아슬아슬함이 기승전결의 드라마도, 현실적인 캐릭터 하나 없는 이 만화의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전염됩니다.』는 이 강력한 전염력으로 개그 만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음은 물론 개그계에서 광고까지 대중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개그에서 불온한 상상력, 비정상적이고 불안한 존재를 드러내어 파문을 일으키는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컬트가 아니라 또 하나의 코드로 자리를 잡았고, 새로운 전통이 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질 나쁜 장난처럼 보이는 이 만화가 문예춘추 만화상을 수상한 이유다.
국내에는 다소 늦게 찾아온 감이 없지 않지만, 최근의 부조리 만화들을 흥미롭게 읽어온 독자들이라면 원조의 향기를 새롭게 느끼는 재미를 놓치지 말자. 『전염됩니다.』는 5권으로 마무리되며, 2013년 완간될 계획이다.

작가 소개

요시다 센샤

1963년 이와테 현 미즈사와 시에서 태어났다. 1985년 성인만화잡지에서 4컷 만화로 데뷔했고, 1989년 “빅 코믹 스피리츠”에서 “전염됩니다” 연재를 시작했다. 1992년 [전염됩니다]로 제37회 문예춘추 만화 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맞는다], [플로 만화], [스포츠폰], [펴져라 연애 우산], [만화 부모] 등이 있다.

요시다 센샤 그림

1963년 이와테 현 미즈사와 시에서 태어났다. 1985년 성인만화잡지에서 4컷 만화로 데뷔했고, 1989년 “빅 코믹 스피리츠”에서 “전염됩니다” 연재를 시작했다. 1992년 [전염됩니다]로 제37회 문예춘추 만화 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맞는다], [플로 만화], [스포츠폰], [펴져라 연애 우산], [만화 부모] 등이 있다.

오주원 옮김

고전 만화를 좋아하지만 절대로 ‘오타쿠’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만화 마니아. 현재 만화를 소개하는 블로그 ‘청정하수구’(http://bjkun.egloos.com)를 운영하며, 닉네임은 ‘대산초어’이다. 번역서로 『파레포리』,『스피릿 오브 원더』,『포겟 미 낫』, 『모험 에레키테 섬』, 『도련님의 시대』, 『선생님의 가방』, 『겨울 동물원』, 『실종일기』, 『알코올 병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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