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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독립 : 부엌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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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이제야 ‘나의’ 부엌이 탄생한 기분! 식탁 독립 만세!

김자혜

출판사: 세미콜론

발행일: 2022년 1월 14일

ISBN: 979-11-92107-42-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5x180 · 188쪽

가격: 11,200원

시리즈: 띵 시리즈 15

분야 에세이


책소개

세미콜론에서 선보이는 음식 에세이 시리즈 ‘띵’의 열다섯 번째 주제는 ‘식탁 독립’이다. 나의 끼니를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식구의 손을 빌리거나 외식과 배달 음식에 의존하지 않는 것. 스스로 장을 봐서, 차리고, 먹고, 치우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이 책에서 정의하는 ‘식탁 독립’일 것이다. 어찌 보면 어른이 되면서 밟게 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온전히 ‘독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패션지 에디터로 오래 근무해온 김자혜 작가는 어느 날 불현듯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리산 부근의 시골 마을로 내려간다. 1부 ‘시골에서’에는 지리산으로 내려가 살기 위한 준비 과정을 담은 전작 『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이후 펼쳐지는 진짜 삶이 담겼다. 2부 ‘도시에서’에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간의 시골살이를 마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와서의 생활을 다룬다. 삶은 다시 바쁘고 촘촘해졌지만 더 이상 부엌에서 헤매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남에게 묻지 않는다. 나의 한 끼를 위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충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 의식적으로 끼니를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시골살이에서 몸에 익힌 그대로 고스란히 도시에서도 이어진다.


목차

프롤로그 그렇게 밥 짓는 사람이 된다

( 시골에서 )

꽃게탕과 할배들
나의 첫 부엌 이야기
진짜, 나의 첫 부엌 이야기
대파 두 단을 다듬으며
이상한 팬트리의 가시오가피
몰래 온 손님
한여름의 오이지
우리는 한 그릇 식사를 좋아해
카스텔라 경단을 만든 날
도서관과 외식 규칙
글쓰기와 요리
두부와 만두의 날들
시골에서 네 살을 더 먹었다
이삿짐을 꾸리며 1
이삿짐을 꾸리며 2

( 도시에서 )

꽃을 파는 마트
NYPD에게 아침을 대접하다
가만가만 살살
어제의 김밥
덕선이들은 물에 말아 먹지
봄의 콩깍지
살찌지 말기로 해
초록 괴물의 역습
공포의 라구 소스 1
공포의 라구 소스 2
엄마를 위한 잡채
끼니를 말할 때 내가 떠올리는 것

에필로그 이것이 나의 레시피


편집자 리뷰

이제야 ‘나의’ 부엌이 탄생한 기분!

식탁 독립 만세!

 

 

“지지는 것과 끓이는 것의 차이를, 바락바락과 조물조물의 차이를,

잘 구워진 갈색과 타버린 까만색의 차이를, 그 경계를 알게 됐다.

무엇보다 기쁜 건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세미콜론에서 선보이는 음식 에세이 시리즈 ‘띵’의 열다섯 번째 주제는 ‘식탁 독립’이다. 나의 끼니를 부모님을 비롯한 다른 식구의 손을 빌리거나 외식과 배달 음식에 의존하지 않는 것. 스스로 장을 봐서, 차리고, 먹고, 치우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이 책에서 정의하는 ‘식탁 독립’일 것이다. 어찌 보면 어른이 되면서 밟게 되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온전히 ‘독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기까지의 과정이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가장 사랑하는 이들과 자기 자신을 굶주림에서 구조하는

영웅들이 사는 세계, 부엌

 

이 책은 ‘시골에서’와 ‘도시에서’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패션지 에디터로 오래 근무해온 김자혜 작가는 어느 날 불현듯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리산 부근의 시골 마을로 내려간다. 1부 ‘시골에서’에는 지리산으로 내려가 살기 위한 준비 과정을 담은 전작 『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 이후 펼쳐지는 진짜 삶이 담겼다. 돌이켜보면 그것이 ‘부엌의 탄생’을 알리는 시초가 되었다.

이유식을 먹던 아주 오래전으로부터 줄곧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으며 자라났고, 어른이 되어서는 전화 한 통, 아니 터치 한 번으로 문 앞까지 도착하는 세계 각국의 음식 덕분에 삼시세끼를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커피 한 잔으로 아침식사를 대신하고, 불철주야 바쁘게 일하며, 세계 각국으로 출장을 떠나는 일도 많은 패션지 에디터의 삶에서 배달 음식이란 가장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식의 식사였으니까.

그러다 시골살이를 시작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가까운 치킨집은 차로 25분 거리, 배달은 꿈도 꿀 수 없는 곳. 동네 마트는 저녁 8시면 문을 닫고, 편의점이라고는 치킨집보다 더 멀리 위치한 어느 리조트 1층에 있는 곳이 전부인, 깊고 깜깜하고 조용한 산골 마을. 식재료는 대체로 읍내 마트나 근처 오일장에서 구입해야 했고, 가끔 차를 타고 40분을 달려서 근처 시내로 나가는 날에는 고기나 생선, 치즈나 버터, 양식 소스 등을 사 왔다. 샴푸, 휴지, 세안제 같은 공산품도 이때 함께 구입하는 등 상황에 맞게 살림을 꾸려나가는 노하우도 점점 쌓였다.

저자는 시골에 내려가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현지인의 텃세도,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아슬아슬한 통장 잔고도 아닌, 끼니”였다고 설명한다. 직접 부엌에 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당의 잡초를 뽑고, 이웃 할머니들이 집 앞에 놓고 간 참나물을 무치거나 감자를 쪄 먹기도 하고, 파와 마늘 같은 기본 재료들을 손질하고 소분하여 냉장고에 넣어두는 ‘부지런한’ 삶이 시작되면서, 역설적으로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해졌다. 우당당탕 어설프지만 진짜 나의 부엌이 된 공간은 스스로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더욱 주도적으로 살아갈 원동력이 되었다. 단지 거주 공간이 바뀌었을 뿐인데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한 것이다.

 

2부 ‘도시에서’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간의 시골살이를 마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와서의 생활을 담고 있다. 삶은 다시 바쁘고 촘촘해졌지만 더 이상 부엌에서 헤매지 않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남에게 묻지 않는다. 나의 한 끼를 위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충 먹지 않으려 노력한다. 의식적으로 끼니를 외면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시골살이에서 몸에 익힌 그대로 고스란히 도시에서도 이어진다.

여전히 “혼비백산과 허둥지둥의 반복”이지만 그럼에도 부엌이 있는 삶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충만한 기분을 선사해주었다. 가령 커다란 “가을무 한 덩이가 나의 냉장고에 머물며 조금씩 작아지는 광경을 지켜보는” 일이란 근사한 경험이 되었다. “하나의 무가 깍두기 한 통과 소고기뭇국 두 그릇과 어묵탕 한 냄비, 그리고 메밀국수에 올리는 무즙으로 변신하는 모든 과정을 목격하는” 일상이 반복된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요리는 조금씩 늘어나고, 미처 먹지 못하고 상해 버리는 음식을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일평생 손에 물 마를 날 없었을 이 땅의 모든 엄마를 생각한다.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 그런 말들로 딸들을 적극적으로 부엌에 들이지 않았던 엄마. 하루 세 번씩 꼬박꼬박 식구를 먹이던 엄마가 육십이 넘어서야 겨우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아빠의 식사를 걱정하는 대한민국 대다수의 가정. 우리가 그동안 무수히 먹어온 평범하지만 따뜻한 집밥은 고강도 노동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직접 밥을 차려 먹는 사람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아간다.

작가가 시골에서 내려가 지냈던 과거에도, 그리고 다시 도시로 돌아와 바쁜 일상을 이어가게 된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시간 내내 변하지 않을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자신만의 부엌이 탄생했다는 것일 테다. 이제는 부엌 안의 살림살이 규모와 냉장고 안의 식재료 상황을 파악하고, 나 자신의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주체적인 끼니를 해결해나가는 기쁨을 이 책은 온전히 담고 있다.

 

 

무력감과 외로움, 피로와 분노, 그리고 사랑과 자부심…

부엌에서 성실하게 쌓여가는 ‘오늘 배운 것’

 

그렇게 별안간 부엌에 ‘내던져진’ 사람에서, 생존 방법을 조금씩 터득하고 여전히 서툴지만 그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성실하게 매일매일 ‘부엌에서 배운 것’이 쌓여간다.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정리된 한 줄 요약은 이 책만의 독서 포인트. 그것은 두꺼운 요리책에서나 볼 수 있는 비법도 아니고, 유명한 요리 연구가의 비책도 아니며, 엄마의 잔소리 섞인 가르침도 아니고, 온전히 스스로 탄생시킨 빛나는 부엌에서 스스로 깨우쳐 몸에 익힌 생활 속 작은 교훈이다. 그리고 비단 요리뿐만 아니라 인생에 적용시켜도 무리 없이 읽히는 것들도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랩이고 물안경이고 다 소용없다. 파를 썰 때는 광광 우는 수밖에.

● 다 못 먹은 채소는 절이자. 어떻게든 되겠지.

● 먹고 싶은 게 있다면 무턱대고 만들어보자. 오늘처럼!

● 변덕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 아침에 단백질을 꼭 먹자. 달걀, 달걀!

● 무의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구분해서 사용할 것.

● 시금치는 끓는 물에 넣고 휘휘 젓고 바로 건질 것. 다시 끓어오르면 이미 늦었다.

● 밥 먹고 최소 두 시간 뒤에 운동하자. 험한 꼴 보지 않으려면.

● 싸준다면 군말 없이 싸 오자. 싸 왔다면 남김없이 먹자.

● 구구절절 생색을 내자. 우쭐거리자.

 

어쩐지 웃음이 나는 문장도 있고, 수첩에 적어두고 싶은 문장도 있지 않은가. 이렇게 모인 ‘오늘 부엌에서 배운 것’의 가장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

 

● 무수히 실패하자. 그리고 다시 시도하자.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어색하고 서툴러도 계속 하다보면 조금씩 발전이 있다. 그렇게 탄생한 부엌에서 우리의 삶도 다시 태어난다.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여기에 있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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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혜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의류학을 전공, 졸업 후 《엘르》 《코스모폴리탄》 등 패션 매거진의 패션 에디터로 일했다. 시골살이를 시작하며 『조금은 달라도 충분히 행복하게』를 썼고, 밥을 스스로 지어 먹기 시작하며 이 책을 썼다. 요즘은 남몰래 초보운전 일기를 쓰고 있으니, 어쩌면 시작하는 마음에 관해 쓰기를 좋아하는 것인지도. 도시로 돌아와 《W Korea》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jahye__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