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이 예찬하는 기름지고 걸쭉한, 검은 늪의 세계

짜장면 : 곱빼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박찬일

출판사 세미콜론 | 발행일 2021년 12월 10일 | ISBN 979-11-92107-41-7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5x180 · 184쪽 | 가격 11,200원

시리즈 띵 시리즈 14 | 분야 에세이

책소개

2인조 짜장면 추적단을 꾸려 대한민국 면면촌촌 맛있는 짜장면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사람. 유년 시절의 많은 추억이 당구장에서 내기 당구를 치며 시켜 먹던 짜장면 곱빼기로 귀결되는 사람. 술에 취하면 김유신 장군의 말처럼 무의식적으로 중국집을 찾아가는 사람. 그러다 짜장면에 코를 박고 잠이 드는 사람. 짜장면을 좋아하다 못해 그 역사와 유래와 문화와 전통을 파고들어 깊게 공부한 사람. 그러다 결국 대림동 중국 마트에서 춘장을 사다가 직접 짜장면을 만들어 먹는 사람. ‘짬뽕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도 ‘짜장 전문점’은 없다는 것이 한없이 안타까운 사람. 그렇게 짜장면이라는 기름지고 걸쭉한 검은 늪에 빠져 평생을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람.
그런데 알고 보면 아주 오래전 이탈리아 유학을 떠나 이탈리아 음식 전문 요리사가 된 사람. 지금은 돼지국밥과 평양냉면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 ‘광화문국밥’과 무국적 퓨전 양식을 선보이는 ‘로칸다몽로’를 운영하는 사람. 바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깔스러운 글을 쓰는 박찬일 셰프의 이야기다. 세미콜론에서 출간하는 음식 에세이 ‘띵 시리즈’의 열네 번째 주제, ‘짜장면’ 편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편집자 리뷰

환영과 송별의 순간, 우리가 선택한 짜장면

우리에게 짜장면은 굉장히 익숙하고 대중적인 음식이기도 하지만, 실은 어떤 재료로 어떻게 만드는지, 언제 어디에서 유래된 음식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먹는 것도 같다. 한때 맛있는 외식의 상징이기도 했으나 이내 저렴한 값에 만만하게 때우는 한 끼로 전락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며 자식들에게 양보해야 했던 노래 가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고, 중국집에 모인 회식 자리에서 “각자 먹고 싶은 거 시켜, 난 짜장면!” 했다는 얄미운 부장님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1997년 크게 인기를 끌었던 어느 통신사 광고 “짜장면 시키신 부운~”을 통해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듯 ‘배달 음식’의 대표 주자였던 짜장면은, 배달 업체의 발달과 넓어진 배달 권역 탓에 점차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굳이 짜장면이 아니더라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렇게 진짜 맛있는 짜장면집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겨우 명맥을 유지해오는 노포 몇 군데에서나 제대로 하는 짜장을 찾을 수 있고, 매운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차츰 짬뽕에게 중식당 메뉴 1위의 위상을 넘겨주고 있다.
그러나 이삿날에도, 졸업식 날에도, 숱한 환영과 송별의 순간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짜장면을 선택했다. 기쁨도 슬픔도 아쉬움도 시원섭섭함도 짜장면과 함께였다. 그렇게 감정이 복잡한 날의 식사에 유독 짜장면이 많았다. 요리의 국적은 애매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소울푸드라 불리는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짜장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그 맥락을 함께해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짜장면 추적단 박찬일이 예찬하는
기름지고 걸쭉한, 검은 늪의 세계

 

이 책은 글 쓰는 셰프 박찬일이 사랑해 마지않는 짜장면에 대한 예찬이며 찬가다. 21세기 우리에게 친숙한 프랜차이즈 짜장면부터 짜장면 한 그릇에 100원 하던 시절을 관통하여 대한민국에 처음 짜장면이 도래하던 1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뿐만 아니라 달걀 프라이 얹어주는 ‘간짜장’의 부산, 출출할 때 중간에 먹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중깐’의 고장 목포 등 전국 팔도의 내로라하는 중국집 노포 탐방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짜장면 비교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밀도 있게 이어진다.
그렇게 직접 먹어본 것을 토대로 박찬일식으로 재구성한 양국의 짜장면 레시피도 수록되어 있다. 집에서 간단하게 따라 만들어볼 수 있도록, 칼국수나 우동 등 대체 가능한 시판용 면을 선택하는 기준과 직접 밀가루를 치대 면을 만드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소개한다. 여기에 왕육성, 이연복 등 대한민국 최고 중식 셰프들의 생생한 증언도 페이지 곳곳마다 쏟아진다.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어느 하나 허투루 적지 않았다. 요약하건대, 이 책은 짜장면에 대한 흥미로운 ‘에세이’이면서, 동시에 꽤나 묵직한 ‘인문학적 보고서’인 셈이자, 실용적인 ‘레시피북’이다. 요리를 업으로 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전문성에 좋아하는 마음이 더해지면 이토록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그리하여 짜장면의 면은 왜 노란색을 띠는지, 중국 본토의 짜장과 한국의 짜장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짱깨’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되어 비하의 뜻까지 담게 되었는지, 1970~1980년대 우리나라에 정착한 화교들이 어쩌다 자연스럽게 중식 요리를 배우게 되었는지, 소위 말하는 ‘불맛’은 어떻게 낼 수 있고 대한민국에 왜 유행이 되었는지, 중국의 ‘춘장’과 우리나라의 ‘된장’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짜장면과 간짜장면 외에도 쟁반짜장면은 어떻게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변화해 히트를 쳤는지, 한 그릇의 짜장면이 손님 앞에 놓이기까지 중식당 주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모두 알 수 있다.
평소 중국집에서 짜장이냐, 짬뽕이냐, 갈등하시는 분이라면 주목! 이번만큼은 박찬일 셰프가 들려주는 흥미롭고 군침 도는 짜장면 이야기에 젓가락을 푹 담가보자.

 

 
박찬일과 이연복, 오랜 우정과 짜장면에 대한 진심

 

마지막으로,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중화요리계의 국민 스타가 된, ‘목란’ 이연복 셰프가 쓴 추천의 글이 눈길을 끈다. 꽤나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두 사람의 두터운 인연이 훈훈하다 못해 갓 볶은 짜장처럼 뜨겁다. 진심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짜장면에 대해서만큼은 엄격하다. ‘목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에는 오랜 세월 박찬일 셰프가 짜장면을 먹으며 격려해준 덕이라고 말하면서도, 짜장면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겠다는 박찬일에게 이연복 셰프는 이토록 단호하게 말한다.
“짜장면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 와서 먹기나 해라, 박찬일.”

목차

프롤로그 나는 짜장면으로 이루어진 사람이다

 

 

나는 왜 짜장면에 매혹되는가

부원반점이 문을 닫았다

중국집 주방장이 날리던 시절

없으면 만들어 먹는다

전국의 짜장면집 순례

 

에필로그 그 많던 짜장면은 어디로 갔을까

 

 

추천의 글 박찬일 덕분에 • 이연복

작가 소개

박찬일

서울에서 났다. 1970년대 동네 화교 중국집의 요리 냄새 밴 나무 탁자와 주문 외치는 중국인들의 권설음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 장면이 식당에 스스로를 옭아맬 징조였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탈리아 요리를 전공했으며, 국밥에도 적당히 미쳐 있다. 이탈리아 요리는 하면 할수록 알 수 없고, 한식은 점점 더 무섭다. 『노포의 장사법』 같은 책을 내면서 한국의 노포 식당 붐을 주도했다. 제일 좋아하는 술안주는 그냥 김치 한 보시기, 면 넣지 않은 간짜장 소스와 잘 지진 군만두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