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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맛 : 아무렇지 않을 준비가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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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다치고 아물기를 반복하며 살아내는 삶의 진한 맛

룬아

출판사: 세미콜론

발행일: 2021년 9월 15일

ISBN: 979-11-91187-45-8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15x180 · 188쪽

가격: 11,200원

시리즈: 띵 시리즈 11

분야 에세이


책소개

한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 지켜보는 경험은 뭉클하다. 함께 위기를 마주하고 또 극복한 가족의 이야기는 눈부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대단한 것이라기보다는 ‘누구의 엄마’도 ‘누구의 딸’도 아닌 언제나 나 자신으로서 충실하고자 했던 작가의 작은 용기가 하루하루 모였고, 결국 가족을 지켜내는 커다랗고 든든한 용기로 발전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어나기도 전 엄마의 배 속에서, 이제 막 세상을 만나고 나서, 아이에게 연이어 선고되는 낯선 병명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큰 수술. 때론 지치고 때론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룬아는 자신과 아이의 상태를 차분히 헤아리고 어느 것 하나 눈물과 함께 하수구에 흘려버리지 않았다. 장면 장면 생생하게 기억하고 모아두었다가 감정을 가다듬고 이토록 소중한 한 권의 책으로 길어올렸다.


목차

프롤로그 그때 나는 몰랐지

 

경험주의자가 사는 법

삶의 조종사

시간은 다 알고 있다

상대적이라는 함정

그냥 그런 거야

까다롭고 자연스럽게 흐른다

실질적으로 의미 없는 일일지라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는 가끔 내가 무섭다

시련이라는 선물

어둡기만 한 어둠은 없어

어버이날 선물

자식에게 바란다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끝까지 내지 못한 용기

요리하는 호수 아빠

모든 걱정을 잊고

관점의 차이

넌 어떻게 버텼어

살고 싶으면 도망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던

룬아와 호수 엄마 사이

 

에필로그 잘 먹었습니다


편집자 리뷰

다치고 아물기를 반복하며 살아내는 삶의 진한 맛

‘에세이’라는 장르의 매력은 글쓴이가 자신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높아진다. 좋은 에세이를 읽고 나면 그 사람을 어느 정도 깊숙이 알게 된 것 같고, 때로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마저 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솔직하게 모든 걸 꺼내놓는다고 해서 좋은 에세이는 아닐 것이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이야기에 갇히지 않고 적절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철저하게 위의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열한 번째로 선보이는 띵 시리즈 『용기의 맛 : 아무렇지 않을 준비가 되었어』는 꽤 훌륭한 에세이다. 솔직함의 기준을 본능적으로 영리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은 “평범하게 산다는 것 자체가 용기투성이.”였다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오래도록 가까운 가족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지나온 한 시절에 대해 조심스럽게 꺼내놓으면서도, 독자를 향해 세상을 향해 그리고 또다시 자기 자신을 향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여기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 앓았던 ‘소아 천식’과 결혼 후 알게 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차치하고서도 다양한 병명이 등장한다. 심실중격결손, 유미흉, 백질연화증…. 모두 2018년에 태어난 아이 ‘호수’에게 내려진 진단이다.

호수의 엄마이자 이 책의 작가, 룬아(필명)는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고 신문이나 잡지에 소속된 기자는 아니다. 그간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츠 스튜디오 ‘더콤마에이’와 유튜브 채널 <마요네즈 매거진>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며 인터뷰 기록을 쌓아온 그다. 주로 아주 유명한 사람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유일무이한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에는 그중 몇몇을 모아 『취향집』이라는 책으로 출간했으며, 계속해서 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바짝 가까이 가져다대고, 마음은 크게 열고, 또 손은 부지런히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익숙한 사람. 그러니까,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은 아마도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였을 수도 있고, 금방이라도 깨질지 모르는 유리구슬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이든 중요한 것은 이제 그것을 꺼내 사람들에게 들려줄 채비를 마쳤다는 것. 그것은 곧, 아무렇지 않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것이다.

 

 
퍽퍽한 건빵 속에서 하나씩 튀어나오는 별사탕처럼
인생은 문득 찾아오는 달콤함이다

한 아이의 눈부신 성장을 지켜보는 경험은 뭉클하다. 함께 위기를 마주하고 또 극복한 가족의 이야기는 눈부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이 대단한 것이라기보다는 ‘누구의 엄마’도 ‘누구의 딸’도 아닌 언제나 나 자신으로서 충실하고자 했던 작가의 작은 용기가 하루하루 모였고, 결국 가족을 지켜내는 커다랗고 든든한 용기로 발전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태어나기도 전 엄마의 배 속에서, 이제 막 세상을 만나고 나서, 아이에게 연이어 선고되는 낯선 병명들,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큰 수술. 때론 지치고 때론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룬아는 자신과 아이의 상태를 차분히 헤아리고 어느 것 하나 눈물과 함께 하수구에 흘려버리지 않았다. 장면 장면 생생하게 기억하고 모아두었다가 감정을 가다듬고 이토록 소중한 한 권의 책으로 길어올렸다.
이 책에서는 그런 과정을 겪으며 손에 들려 있던 음식들이 하나씩 언급된다. “아이는 병실에서 젖도 제대로 못 먹고 있는데, 부모는 입맛대로 커피를 마시고 비싼 케이크까지 베어 문” 날도 있었다. 아이가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와중에도 잠시 잠깐이나마 입에 맛있는 것을 넣으며 웃음을 찾다가 또 금세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용기라는 불꽃을 지피는 데도 연료는 필요한 법. 우리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필연적으로 ‘먹는 존재’이므로. 지극히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에 읽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움직인다.

아이는 결국 양육자의 씩씩한 용기를 먹고 자란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런 시절을 지나왔다. 이제는 제법 건강을 되찾은 아이를 바라보며 엄마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일이, 여름 바다에 놀러가 웃통을 벗는 일이, 군대에 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일이” 모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기를 염원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쁨을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했다. 그 식상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진실에 가까운 말의 힘을 우리는 믿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더 배운 것이 있다면, 용기는 나누면 네 배, 여덟 배 그 이상의 힘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사실. “용기는 태풍이 눈앞에 닥쳤을 때 불끈 내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바람이 불 때 모으고 다져놓는 것.”이라는 책 속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작가의 이 메시지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이 있는 모든 이에게 진하게 가 닿기를.
언젠가 위기는 다시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 말을 하기까지 정말로 많은 용기가 필요했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무렇지 않을 준비가 되었어.”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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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아

디자이너 출신 인터뷰 작가.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토크쇼 진행자’라고 대답한다. 콘텐츠 스튜디오 ‘더콤마에이’와 유튜브 채널 <마요네즈 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에세이 『사적인 시차』와 인터뷰집 『취향집』을 썼다. 음식이든 삶이든 자극을 즐기는 편인데, 이 책에 담은 내용은 그럼에도 너무 매운 맛이었다.